(앵커)
제주 4.3 당시 광주형무소에 끌려갔다
수감 중에 목숨을 잃은
4.3 희생자 고 양천종씨가
75년 만에 고향 제주로 돌아왔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발굴된 4.3희생자의 유해가
제주로 봉환된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제주문화방송
박주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손자 품에 안겨 고향 제주 땅을 밟은
4.3 행방불명 희생자 고 양천종씨.
75년 만에 아버지를 만난 딸은
어느덧 아흔을 넘겼고,
벅찬 마음에 눈물을 터뜨립니다.
* 양두영(97)/ 고 양천종씨 딸
"(아버지를 만나서) 좋아요. 70 몇 년 만에 만나서..."
유해가 돼 돌아온 양천종씨는
생전에 자식들과 함께 경작했던
밭터를 들른 뒤
제주 4.3평화공원에 모셔졌습니다.
행방불명인에서 이제는
양천종이라는 이름표를 달았습니다.
4.3당시 행불인이 된
아버지와 오빠의 유해라도 수습하기 위해
애썼던 70여 년의 세월.
* 양두영(97) / 고 양천종씨 딸
"고생 고생하다가 맞아 죽었는지 굶어 죽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매일 걱정했는데 오늘은 아버지가 돌아왔습니다. 우리 땅에..."
제주시 연동리 출신인 양씨는
지난 1949년 7월
농사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던 중 체포돼
광주 형무소에 수감됐고,
모진 고문을 견디지 못해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2019년
옛 광주교도소 무연분묘에서
신원 미상 유해 261구가 발굴됐고,
제주도가 유전자 정보를 대조한 결과
양천종씨로 확인됐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제주4.3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된 것은
지난해 대전 골령골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 오영훈 제주도지사
"75년 만에 찾은 할아버님의 흔적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 오늘이,
유족들의 먹먹한 세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다른 지역 형무소에 있다가
행방불명된 것으로 추정되는 4.3희생자는 2천여 명.
4.3 희생자 신원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행방불명된 남은 희생자 유족들의
간절한 바람도 커지고 있습니다.
* 헌화시
"이제라도 와줘서 고맙습니다. 많이 고맙습니다"
MBC 뉴스 박주연입니다.
#제주43 #광주형무소 #양천종 #제주봉환 #희생자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