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상 불침번, 기자회견했다 압수수색‥박정희 동상 갈등

손은민 기자 입력 2024-12-27 18:25:06 수정 2024-12-27 19:18:28 조회수 99

(앵커)
12.3 내란으로 혼란스러운 연말,
대구경북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상 지키라며 시 공무원을 불침번 세우는 게 
맞냐는 비판도 나오고, 
동상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구문화방송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논란 속에 세워진 동대구역 광장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기념 촬영하는 어르신들 사이로
한 청년이 다가가더니
A4용지 한 장을 동상 바닥에 붙입니다.

'불법 계엄의 원조 박정희',
'당장 철거해'라고 적혔습니다.

이내 고성이 오가고 험한 말도 나옵니다.

"사진 찍으려고 하는데 이러고 있어!"

친구 만나러 대구에 온 청년이 
박 전 대통령 동상을 보고 
그냥 지나치치 못해 벌어진 일입니다.

* 박태훈/서울
"최근에 비상 계엄 터지고 나서 원조 잖아요 사실… 
이렇게 목 좋은 데 이렇게 있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고."

이 모습은 사방에 설치된 CCTV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앞서 동상 설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표지석에
비판 글을 쓴 일도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누가 동상을 훼손할까봐 감시하는 겁니다.

저녁 6시가 되면 3명이 한 조를 이룬 
대구시 공무원들이 나와 보초를 섭니다.

차에 탄 채로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동상을 지키보는 식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공공물을 지키는 게 
시청의 임무"라고 말했습니다.

공무원단체는 즉각 성명을 내고 반발했고.

* 장재형/대구시 새공무원노조위원장
"6억짜리 동상 하나 지키자고 날밤을 꼬박 새우면서 
불침번 보초를 하게 하는‥ 지금이라도 홍준표 시장은 
(불침번 지시를) 즉시 철회시켜야‥"

부당한 업무 지시가 계속되면
시위라도 하겠다고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또다른 동상이 있는 
영남대에서는 동문회장이 별안간 집과 차량,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당했습니다.

지난달 영남대 민주동문회가
교내 박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한 게 이유가 됐습니다.

계란과 밀가루를 뿌리고 동상을 천막으로 
덮는 퍼포먼스를 했는데, 경찰은
'기자회견을 가장한 불법 집회'라고 보고
동문회장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 이형근/영남대 민주동문회장
"이것을 불법 집회로 마치 소설 쓰듯이 만들어서… 
너무나도 타당한 이야기를 기자회견으로 했다는 
이유만으로 압수수색을…"

경찰은 적법절차에 따라 최소한의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동문들은 수사기관의
과도한 표적 수사라며 반발했습니다.

대구시청 앞에서는 박 전 대통령 동상을 두고
연일 시민단체의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계엄을 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으로 한해를 마무리하게 된
시민들은 계엄을 네 번 내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과 함께
새해를 맞게 됐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박정희 #동상 #불침번 #압수수색 #규탄집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