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
옛 전남도청 건물에 오늘 오전 불이 났습니다.
불이 난 곳은
80년 5.18 때 광주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서 최후의 항전을 벌였던 곳이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분향소에서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박수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광주 도심 한가운데서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릅니다.
"옥상에서 뭐가 타는데. 옥상에 뭐가 있을까?"
불이 난 곳은
복원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옛 전남도청 경찰국 건물입니다.
오늘 오전 8시 40분쯤
건물 3층에서 철재 빔을 자르는 작업 도중
산소 절단기에서 튄 불씨가
노후된 단열재에 옮겨붙었습니다.
* 유홍진 / 목격자
"갑자기 연기가 올라 가지고 순식간에
불이 연기가 하늘까지 올라가는 걸 봤습니다."
작업하던 근로자들은
재빨리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고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이
30여 분 만에 불길을 잡았습니다.
불이 난 곳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분향소가 차려진
5.18 민주광장에서 불과 수십 미터 거립니다.
아침 일찍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 김점중 분향소 자원봉사자
"민주의 성지 민주광장에서 또 합동 추모를 하고 있는 마당에
이런 일이 겹쳐서 굉장히 놀랐습니다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옛 전남도청 경찰국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인
문재학 열사가 계엄군에 맞서 최후까지 싸우다
숨진채 발견된 곳입니다.
* 양재혁 5.18 민주유공자 유족회장
"옛 도청에 5.18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고 후대에게 전할 수 있도록
민주화 운동의 혼이 서린 성지로서 복원 과정에서
상징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지키기 위한 더욱 세심한 주의와
철저한 재점검이 이뤄져야 된다고 봅니다."
지난 2023년 시작된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는
전체 공정의 42% 정도 진행된 가운데
골조를 보강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남도청 복원 추진단은
건물 안에 시설이나 집기가 들어있지 않아서
피해는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노후된 건물이어서
안전 진단을 실시한 뒤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며
전체 공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엠비씨뉴스 박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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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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