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청년 농부 꿈꿨는데 청년 빚쟁이가 됐다"

이준석 기자 입력 2025-01-10 15:33:01 수정 2025-01-10 16:29:59 조회수 286

(앵커)
정부 정책을 믿고 농지와 시설을 마련했다가 
낭패를 본 청년 농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정책은 오는 2027년까지 
농업 혁신을 선도할 청년농 
3만 명을 육성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후계농 사업입니다.

MBC경남 이준석 기자입니다.

(기자)
한우농가에서 자라고 
동물자원학을 전공한 27살 채식이 씨,

한우 농사를 하기 위해 
영농 자금을 저리에 대출한다는 
농림부의 청년 창업형 후계농에 신청했고 
지난해 6월 선정됐습니다.

채 씨는 땅을 사고 축사도 완공했습니다.

하지만 땅값 7천3백만 원만 대출받았고, 
3억여 원의 건축비는 대출받지 못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 후계농 육성 자금 
배정 대상에서 탈락한 겁니다.

* 채식이 후계농업경영인 
"한 4억 정도가 들어갔는데 지금 나라에서 
돈을 못 준다고 하니까 참 걱정이 많이 되죠. 
시작 자체를 못 하니까 암담하죠, 앞날이."

정부 정책을 믿고 축사까지 지었는데 
감당하지 못할 빚만 떠안은 셈입니다.

* 채식이 후계농업경영인
"청년 농부를 꿈꾸고 왔는데 막상 하니까 
청년 빚쟁이가 돼서 속상하다"

농림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선착순이던 후계농 대출 방식을 
지난해 말 갑자기 심사 후 배정으로 바꾸면서 
채 씨 같은 피해 사례가 잇달고 있습니다.

2025년 상반기 후계농 육성자금 배정을 신청한 
경남의 후계농은 430명인데 선정된 청년은 
110명에 불과합니다.

전국적으론 신청자 3천8백여 명 가운데 
980여 명만 선정됐습니다.

* 경상남도 관계자 
"저희가 뭐 어떻게 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농림부의) 예산 범위에 따라서 자를 수밖에 없는 거고..."

농림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 임미애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 어제(9) 국회 농림수산위원회 
"예산이 부족해서 생긴 건데 추경의 편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금 농림부에서 
기재부에다 제출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 송미령 농림부 장관
"여러모로 추가 지원 방안을 강구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후계농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농림부 담당 부서는 민원인뿐 아니라 
지자체 공무원의 전화조차 받지 않고 있습니다.

* 경상남도 관계자 
"빨리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농림부 담당자) 통화도 안 되거든요, 지금. 
연락이 돼야 대책을 어떻게 할 건데..."

예산 부족으로 청년 농부의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올해 후계농 대출 예산은 6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천억 원이 줄었습니다.

그런데도 농림부는 청년 창업과 
성장 지원을 확대한다며 
올해 5천 명의 후계농을 더 뽑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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