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농부 꿈꿨는데 청년 빚쟁이가 됐다"

이준석 기자 입력 2025-01-10 15:33:01 수정 2025-01-10 16:29:59 조회수 23

◀ 앵 커 ▶
정부 정책을 믿고 농지와 시설을 마련했다가
낭패를 본 청년 농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정책은 오는 2027년까지
농업 혁신을 선도할 청년농
3만 명을 육성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후계농 사업입니다.

MBC경남
이준석 기자
◀ 리포트 ▶

한우농가에서 자라고
동물자원학을 전공한 27살 채식이 씨,

한우 농사를 하기 위해
영농 자금을 저리에 대출한다는
농림부의 청년 창업형 후계농에 신청했고
지난해 6월 선정됐습니다.

채 씨는 땅을 사고 축사도 완공했습니다.

하지만 땅값 7천3백만 원만 대출받았고,
3억여 원의 건축비는 대출받지 못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 후계농 육성 자금
배정 대상에서 탈락한 겁니다.

◀ INT ▶채식이 후계농업경영인
한 4억 정도가 들어갔는데 지금 나라에서
돈을 못 준다고 하니까 참 걱정이 많이 되죠.시작 자체를 못 하니까 암담하죠, 앞날이.

정부 정책을 믿고 축사까지 지었는데
감당하지 못할 빚만 떠안은 셈입니다.

◀ INT ▶채식이 후계농업경영인
"청년 농부를 꿈꾸고 왔는데 막상 하니까
청년 빚쟁이가 돼서 속상하다"

농림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선착순이던 후계농 대출 방식을
지난해 말 갑자기 심사 후 배정으로 바꾸면서 채 씨 같은 피해 사례가 잇달고 있습니다.

2025년 상반기 후계농 육성자금 배정을 신청한 경남의 후계농은 430명인데 선정된 청년은
110명에 불과합니다.

전국적으론 신청자 3천8백여 명 가운데
980여 명만 선정됐습니다.

◀ INT ▶경상남도 관계자
"저희가 뭐 어떻게 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농림부의) 예산 범위에 따라서 자를 수밖에
없는 거고..."

농림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 SYNC ▶임미애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어제(9) 국회 농림수산위원회
예산이 부족해서 생긴 건데 추경의 편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금 농림부에서
기재부에다 제출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 SYNC ▶ 송미령 농림부 장관
"여러모로 추가 지원 방안을 강구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후계농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농림부 담당 부서는 민원인뿐 아니라
지자체 공무원의 전화조차 받지 않고 있습니다.

◀ INT ▶경상남도 관계자
"빨리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농림부 담당자) 통화도 안 되거든요, 지금.
연락이 돼야 대책을 어떻게 할 건데..."

예산 부족으로 청년 농부의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올해 후계농 대출 예산은 6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천억 원이 줄었습니다.

그런데도 농림부는 청년 창업과
성장 지원을 확대한다며
올해 5천 명의 후계농을 더 뽑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준석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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