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경북 울진 소광리에는
자란 지 600년이 넘은
대왕소나무가 있는데요,
이 나무가 지난해부터 가지와 잎이
급격히 마르더니 고사하기 직전입니다.
뿐만 아니라 군락지 곳곳에서
아름드리 금강소나무가
집단으로 고사하고 있는데,
이상 고온과 가뭄에 의한
기후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합니다.
포항문화방송 장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조선시대부터 최고의 소나무로 쳐
왕실에서 직접 관리해온
국내 최대의 울진 금강소나무 군락지입니다.
3천5백여 헥타르, 여의도 면적의 13배인
금강소나무 숲이 펼쳐진 산 정상부,
600년 이상 된 대왕소나무가
높이 14미터의 웅장한 자태를 드러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나무 전체가
바싹 말라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고사하기 직전입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특유의 푸르름은
완전히 사라졌고 잎과 가지도 많이
손실됐습니다.
바로 아래쪽에서도 백 년 이상 된 금강송
7그루가 이미 죽어 쓰러졌습니다.
4킬로미터 떨어진 인근 산 중턱,
역시 잿빛 나무들이 눈에 띕니다.
숲으로 들어가 봤더니
금강소나무 5-6그루가 처참하게
말라죽었습니다.
고사목들은 수령 100년이 넘은,
보존가치가 높은 큰 나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만큼 실제 피해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는
얘기입니다.
* 이진수 임업 사무관 /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2022년도에 울진과 (인접한) 봉화에 있는 5개 면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약 6천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금강소나무의 집단 고사는
10년 전, 2015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울진 소광리를 시작으로
봉화와 삼척을 거쳐 지금은
설악산과 태백산 등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을 따라 번지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공단 조사에서는
앞으로 설악산의 금강소나무는 47%,
치악산과 태백산에서도 40%가량이
고사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집단 고사의 원인은
기후위기에 의한 이상 고온과 가뭄,
이른바 기후스트레스입니다.
* 박고은 연구사 / 국립산림과학원
"극심한 가뭄과 이상 고온에 노출되면 광합성은 떨어지는 반면
호흡을 통한 탄수화물의 소비량이 증가해서 생존에 필요한
생리적 과정에 사용할 탄수화물이 고갈돼서 나무가 죽게 됩니다. "
실제로도 고사목은 수분이 부족한 산 정상부,
고온인 남쪽, 상대적으로 기후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큰 고목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겨울에는 수세가 약해진
대형 금강소나무 2백여 그루가
폭설에 뿌리가 뽑힌 채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 서재철 전문위원 / 녹색연합
"GIS(지리정보체계)를 돌려보면 해발 약 500m에서 1000m의
상대적으로 높은 고도에서 93%가량의 고사가 나타나고"
이렇다 보니 울진 소광리를 대표하는
5백년소나무와 못난이소나무 등
유명세를 얻은 고목들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현장 조사를 진행한 녹색연합은
금강소나무의 고사 실태와 고사 양상을
정밀 조사하는 등 쳬계적인 연구와
특별 관리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mbc뉴스 장성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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