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굶주리는 멸종위기 겨울철새 '독수리'‥4대강 사업 이후 더욱 심각

심병철 기자 입력 2025-02-25 14:51:38 수정 2025-02-25 22:19:17 조회수 26

(앵커)
천연기념물이자 세계적인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독수리는 
해마다 겨울이면 북쪽 지방인 몽골을 떠나 
우리나라로 날아 와서 겨울을 지냅니다.

하지만 독수리들은 먹이가 부족해 
굶주림 때문에 죽음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4대강 사업 이후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대구문화방송 심병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지정된 한 동물병원에 
지난 1월 22일 독수리 한 마리가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탈진한 상태로 구조됐는데, X-RAY(엑스레이) 촬영 결과 
독수리의 위장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같은 날 이곳에 들어온 다른 독수리의 위장에도 
먹이 흔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철사와 같은 금속 물체가 눈에 들어옵니다.

* 최동학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대표(수의사)
"위 안에 이렇게 철사가 많이 꽉 차 있습니다. 
먹이가 부족하다 보니까 얘들이 아마 이물질을 많이 섭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31일에도 고령군에서 
독수리 1 마리가 역시 탈진 증상으로 실려 왔습니다.

독수리는 몸길이 1~1.2m에 몸무게 6.8 ~ 14kg으로 
날개를 편 길이는 2.3~3.1m에 이릅니다.

맹금류 중 가장 큰 편인 독수리는 사냥을 못 해 
동물 사체를 주로 먹습니다.

하지만 월동지인 우리나라에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야외에서 동물 사체를 찾기 힘들어 늘 먹이 부족에 시달립니다.

* 최동학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대표(수의사)
"어차피 이게 인위적으로 사람들이 먹이를 공급을 안 해 준 이상은요. 
얘들이 먹이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에 대형 보들이 들어서 
둔치까지 물에 잠기면서 먹이 찾기는 더 힘들어졌습니다.

11년 전인 2014년에는 고령군 개진면에서 
독수리 3마리가 굶어 죽은 채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 최동학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대표(수의사)
"4대강 사업하면서 얘들이 먹이가 부족해지니까 그죠? 
그 주변에서 일부는 경남 쪽으로 내려가고 일부는 
그 다른 쪽에 주변에 퍼져서 산재해 갖고 얘들이 생활을 했는데…"

독수리는 세계적으로 1만 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천연기념물 제243호,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굶주리는 독수리가 잇따르고 있어 
정부 대책이라고 하는 말이 헛구호로 들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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