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생했수다" 해녀들의 특별한 은퇴식

이소현 기자 입력 2025-02-27 14:21:45 수정 2025-02-27 15:14:44 조회수 34

(앵커)
제주의 거친 바다를 지켜온 해녀는
유네스코 인류유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인데요.

70년 넘게 물질을 하며
가족의 생계와 해녀 문화를 지켜왔는데, 
은퇴를 하는 해녀들을 위해 
후배들이 특별한 은퇴식을 마련했습니다.

제주문화방송 이소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통 해녀복을 입은 해녀들.

배가 아닌 요트에 올라 
물질 작업을 나갈 때 불렀던 
제주 민요를 함께 부릅니다.

* '이어도사나' 민요 현장음

요트 밖에서는 해녀들이 바다로 들어갑니다.

테왁을 잡고 물 위로 올라와 
숨을 고르기를 여러 차례.

망사리 가득 해산물을 채워 올라
선배 해녀들에게 전합니다.

"선배님이 잘 가르쳐 주신 덕분에 
바다에 가서 해삼도 잡고 소라도 채취하고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고마워.)"

평생 바다를 벗 삼아 물질한 
선배 해녀들을 위해
후배들이 특별한 은퇴식을 준비한 겁니다.

15살에 물질을 시작해
상군까지 했던 윤금자 할머니는
자신의 일생을 바친 바다를 보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달래봅니다.

* 윤금자(95세) / 해녀 경력 74년
"바다 보면 내가 다녔던 곳이니까 훤해요. 
늙어서 이제 못 가요. 가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바다에 가고파…"

이번에 은퇴를 한 도두어촌계 해녀는 모두 10명.

대부분 70년 넘게 물질을 하며
가족 생계를 책임졌습니다.

* 김택종 / 은퇴 해녀 가족
"불턱에서 바람이 부는 곳에서 물소중이(해녀복)만 입고 추운데 
우리 6남매를 대학을 다 시켜준 거예요. 상당히 고맙고…"

해녀 은퇴식을 기획한 건
제주해녀문화협회.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해 
이번이 여섯 번째 은퇴식인데, 
바다 위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 양종훈 제주해녀문화협회 이사장
"이분들에 대한 예우는 그동안 전무한 상태였다. 
그래서 은퇴하는 뒷모습을 아름답게 보여주기 위해서 은퇴식을 마련했고요."

바다를 드나들며 강인한 생명력으로
가족을 지키고,
해녀 문화를 이어온 제주 해녀들.

삶의 애환을 함께 나눴던 동료들과
마지막 민요를 부르며 
평생을 지켜줬던 바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제주도 #해녀문화 #은퇴식 #유네스코인류유형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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