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 학기 시작과 함께
학생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게
봄 소풍 풍경인데
올해는 보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교사에게 과도한 책임이 부과된다며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건데요.
지금쯤이면 각종 예약이 진행돼야 하는데
울산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현장체험학습 계획을 제출한 곳은
단 세 곳에 불과합니다.
울산문화방송 정인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22년 발생한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 사고.
주차를 하던 버스에 학생이 치어 숨졌는데
최근 법원이 담임교사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과도한 책임 전가라는 교사들의 반발에
현장체험학습 일정이 일제히 멈췄습니다.
실제 100곳이 넘는 초등학교 가운데 소풍 계획을
교육청에 보고한 학교는 3곳에 불과합니다.
* 초등학생 학부모 (음성변조)
"1년 계획은 다 잡아놓고 거기서 움직이더라고요.
큰 일정은 나와있는데 아직 미정이지 확정은 아니에요."
지난달 교사노조가 울산지역 386명의 교사들에게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81.5%가 올해 현장 체험학습 전면 폐지를 원했습니다.
특히 최근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시설에서
체험 학습 도중 고교생이 숨지는 사고로
교사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 박광식 / 울산교사노조 위원장
"(수련원은) 완벽한 상태의 세팅이 돼 있는 안전한 곳이었어요.
거기서는 절차적으로 다 모든게 진행되었잖아요.
(거기서) 사고가 났다는 거에 대해서 참 큰 충격이거든요."
교육청은 부랴부랴 학생 안전을 강화하고
교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학교에서 요청하면 예비비를 투입해서라도
안전 보조인력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 김정현 / 울산시교육청 안전기획팀장
"초등 저학년은 차량 한 대 당 한 명을 배치할 계획입니다.
외부 안전 보조인력 확보를 위해 퇴직 소방관, 교원, 응급 구조사 등을
활용한 인력을 구성하는 것도 추진 중입니다."
학교 자율에 맡겨진 체험학습을 강제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꽃샘추위처럼 얼어붙은 교사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면
올해 봄 소풍은 어려울 전망입니다.
MBC뉴스 정인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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