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불 피해 지역에 정치인과 정부 인사의
방문이 쉴새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과연 이런 방문이 도움이 될까요.
공무원은 안내와 브리핑 준비를 반복해야 하고,
전 재산을 잃고 몸만 건진 주민 눈엔
이런 홍보성 방문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안동문화방송 이정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정 핵심 관계자 수십 명이 안동을 찾았습니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신속하게 모든 조치를 할 수 있는가,
거기에 따른 재정 지원을 어떻게 과감하게 할 수 있는가, 당정 간에."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미리 와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30분 정도 배식 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오전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같은 장소를 찾아
안동시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이재민과 자원봉사자들을 만났습니다.
* 오세훈 서울시장
"필요한 게 뭐가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도와드릴 방안 (협의했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정신질환 요양자 대피시설이 있는 곳으로
일정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한덕수) 권한대행님께서는 체육관 가신다
그래서 저는 여기 아무도 안 들리신 것 같아서."
지난 이틀 동안 안동과 의성을 중심으로
산불피해지역에 중앙부처와 정치인 수십 명이 방문 행렬을 이뤘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죄 판결 직후
1박 2일간 다녀간 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뒤어어
같은 곳을 다녀갔습니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님이요.)
"고생이 많습니다. 어머님."
* 청송 이재민
"우린 뭐 집도 없고."
아직 산불이 타고 있는데도,
지치단체장들은 손님맞이를 반복해야 했고,
공무원들은 안내에 브리핑 서류를 만들고,
설명 장소를 설치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 산불 피해 지역 공무원
"와도 뭐 도움 되는 것도 아닌데..
오면 일도 못하고 계속 맞이해야 하니까."
불길에 몸만 겨우 빠져나와 며칠째 대피 중인
주민들에겐 홍보성 방문이 더 불편하기만 합니다.
* 안동 이재민
"떼거리로 왔다 갔다 하고, 한바퀴 돌고는 그냥 가셨어요.
사진 찍으러 왔다니까. 저는 하나도 안 반갑습니다."
'높은 분'들의 쉴 새 없는 방문 행렬에
산불 피해 지역의 피로도는
더 가중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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