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이라도 벌어보려다"...광주서도 '후기 작성' 신종 사기 피해 주의

천홍희 기자 입력 2025-04-01 09:29:15 수정 2025-04-01 17:04:18 조회수 155

(앵커)
쿠팡 같은 유명 업체를 사칭해
구매 후기를 써달라며 오는 전화를 
조심하셔야겠습니다.

기존 보이스피싱에서 진화한 
신종 사기 수법인데요.

부업으로 푼돈이나 벌어보려던 
피해자는 3일 만에 
수천만 원을 날렸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사기를 치는지
천홍희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광주에 사는 50대 이 모 씨는 
최근 '쿠팡 본사'라는 곳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신규 인터넷 쇼핑몰을 
쿠팡에 입점시키려고 하는데, 
사례비를 줄 테니 
구매 후기를 써달라는 겁니다.

* 이 모 씨 / '후기 작성' 사기 피해자 (음성변조)
"후기 보고 물건을 주로 사는 편이라, 
의심 없이 그냥 아 이렇게 하나 보다 하고.."

하지만 이는 쿠팡을 사칭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었습니다.

사기범들은 
자신들이 만든 가짜 쇼핑몰에서 
특정 물건을 주문하고 
후기를 쓰라고 지시했습니다.

물건이 실제로 배송되진 않지만 
사용했다 치고 후기를 써주면,

물건값을 돌려줄 뿐만 아니라 
사례비 10%를 추가로 지급했습니다. 

5만 원짜리 물건을 주문하고 후기를 쓰면
5만 5000원을 
해당 쇼핑몰 포인트로 돌려받는 겁니다. 

후기를 쓸 때마다 꼬박꼬박 포인트가 쌓이고
이 포인트를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보니 
당장 돈이 급했던 이 씨는 
이 같은 수법에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이 모 씨 / '후기 작성' 사기 피해자 (음성변조)
"물건값을 다시 금방 돌려주더라고요. 처음에 할 때 
그래서 '금방 1시간 안에 나오니까 받으세요' 
자꾸 그런 식으로 해가지고..믿고 하게 됐어요"

사기범들은 이 씨가 글을 잘 쓴다며
이 씨를 다른 텔레그램 방에 초대했습니다.

이곳에는 소비자로 가장한 
다른 조직원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경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점점 더 비싼 물건을 사라고 강요했습니다.

처음 시작은 3~4만원 대 물건들이었지만, 
나중에는 수백만 원짜리 안마의자였습니다.

바로 현금으로 바꿔준다던 포인트도 
물건 10개를 사면 
한 번에 주겠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만두고 싶어도, 10개를 사지 않으면
기존에 냈던 돈도 돌려받을 수 없다고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이 씨는 그렇게 3일 동안 
7천 200만 원을 보냈습니다.

* 이 모 씨 / '후기 작성' 사기 피해자 (음성변조)
"알바 3만 원이라도 5만 원이라도 벌어보려고 이렇게 하다가 
이렇게 다 날리게 돼서 너무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아요. 죽고 싶어요 사실은.."

평소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왔던 이 씨는
실제 돈이 들어오다 보니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시민들이
걸려들 수밖에 없는 수법인 겁니다.

* 이 모 씨 / '후기 작성' 사기 피해자 (음성변조)
"토요일은 새벽 4시 이렇게까지 대리운전하고 그랬어요. 
글 써서 올리고 리뷰 써서 올리는데 이 정도면 괜찮겠다 해서 
덥석 물은 게 그렇게.."

사기범들은
이 씨가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자 
잠적했습니다.

'팀 미션 사기'로 불리는 이 신종 수법은
아직 범죄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습니다.

경찰청은 지난주부터
이 신종 범죄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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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홍희
천홍희 chh@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사실을 찾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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