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러 가지 이유로 공중보건의가 줄고 있는데,
최근에는 의정 갈등까지 겹치면서
농어촌 의료의 최후 보루인 보건소 운영에
어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장 퇴직 후
농촌 보건지소장직을 맡아 주민 치료를 하는
의사가 있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전주MBC 임홍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백발의 노의사가 시골 어르신을 친절하게 문진하며
발병 상태와 경과 등을 살피고 처방을 내려줍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보건지소장은
간호사 1명과 함께 주로 나이든 환자들을 돌보며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올해 68인 정읍시 고부보건지소 임경수 소장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로 33년 동안 재직한 후에
지방의 열악한 응급의료체계와 진료시스템을
개선해보겠다는 일념으로 지방행을 감행했습니다.
시골의사가 부족한 터에 임 소장이 진료를 시작하면서
보건지소는 하루 1-2명이던 환자가 20명 안팎으로 늘었고
의료서비스를 실감하게 됐습니다.
* 김대소 정읍시 고부면
"병원에 가면 바빠서 그런지 진찰하는 시간이 부족한데
보건지소는 오랜 시간 상담도 할 수 있고..."
현재 정읍시내 보건지소는 모두 15군데,
의사는 고작 6명인데 대부분 의대를 졸업하자마자 임용된 공중보건의라서
의료경험이나 환자들과의 소통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입니다.
계약직 공무원 신분인 임 소장의 급여는 연봉 4300만 원,
병원급 의사를 마다한 데는 안타까운 현실을 멀리할 수 없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 임경수(68세) 정읍시 고부보건지소장
"지역주민들과 진료로 접하다보니 제가 치유되는 느낌,
그분들이 너무 고마워해서 제가 오히려 감사하고..."
임 소장은 의료취약지역에 전문의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현지 근무를 희망하는 시니어닥터들에 대한 연금혜택을 중단시키지 말고
계속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시골의사를 고집하는 임 소장은
환자들이 충분히 건강권을 누릴 수 있게 자신의 재능기부로
일조하겠다는 다짐을 거듭 밝혔습니다.
* 임경수 정읍시 고부보건지소장
"청진기를 들 힘만 있으면 여기 남고 싶습니다
제가 환자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도 치유가 되고
환자도 도움을 받는 거고..."
MBC뉴스 임홍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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