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71년간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해왔던
프랑스 출신 초대 천주교 안동교구장
두봉 레나도 주교의 장례미사가 봉헌됐습니다.
두봉 주교가 선종 직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바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였습니다.
안동문화방송 이정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96살의 일기로 선종한 두봉 레나도 주교의
장례미사가 안동 목성동 성당에서 봉헌됐습니다.
* 권혁주 주교/천주교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님은 가난하게 사시면서 가난한 이들과
조건 없이 베풀고 나누는 삶을 살며 함께 하셨습니다."
장례 미사는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추방령을 당한
두봉 주교를 보호했던 올해 101살의 윤공희 대주교를 비롯해
불교계, 유림, 전국에서 찾아온 사제와 신자 1,500여 명.
그가 세상에 뿌린 사랑만큼이나
수많은 이들이 참석했습니다.
*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주한 교황 대사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두봉 주교님의 선종 소식을 듣고
매우 슬퍼하셨으며... 특히 한국 국민을 위한 오랜 세월 동안
선교 열정,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했던 두봉 주교는
한국 땅에 묻혀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1954년 전쟁 폐허가 된 한국에 파견된
25살의 프랑스 신부.
대전 대흥동 성당 보좌신부에서 1969년에는
천주교 안동교구 첫 교구장에 임명돼
한국 최초의 전문대인 안동 상지전문대학 설립,
한센병 환자를 위한 영주 다미안 의원 설립,
문화의 산실 안동문화회관 건립,
농민·어민의 인권과 권익 보호,
여러 시국 상황에서도 물러섬이 없었습니다.
지난 2019년엔 그동안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한국 국적을 받았습니다.
* 고 두봉 주교/ 2024.3.21 인터뷰 중
"성직자답게 살았다. 주교답게 살았다.
안동에서 제 나름대로 좋은 일 많이 했지만,
조금 더 잘 해볼 수가 있었을 것을."
한국에서의 지난 71년.
가난한 삶을 고집하며 약자들과 함께 해온
두봉 주교를 신자들은 '작은 예수님'이라고 불렀습니다.
* 고 두봉 주교/ 2024.4.10 인터뷰 중
"평생 사랑, 행복 나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에요.
행복했고, (사랑했고) 이제 얼마 안 남았을 거예요.
그래서 '오, 그것도 좋다. 고맙다.' 그래요."
두봉 주교는 선종 직전 기적적으로 고해성사를 한 뒤,
두 손을 하늘로 뻗쳐 기도했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바로 이 한마디였습니다.
MBC 뉴스 이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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