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 의령에서 하룻밤 사이 90명이
죽거나 다친 '우순경 사건' 기억하시는지요?
한 경찰관이 벌인 최악의 참사인데요.
43년 만에 경찰 고위 간부가
유족들에게 사과했습니다.
MBC경남 이선영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의령군의 한 마을.
상여 행렬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살아남은 가족들은 영정 앞에서 통곡합니다.
1982년 4월 26일,
의령경찰서 소속 우범곤 순경이
4개 마을을 돌며 총과 수류탄을 난사해
주민 56명이 죽고 34명이 다쳤습니다.
단시간 최다 살인으로
기네스북까지 오른 참사입니다.
하루 아침에 부모와 자식, 형제를 잃은
유족들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습니다.
* 배병순/유가족(부상자)
"참말로 경찰이라고 하면 내가 눈에 보기도 싫었습니다.
솔직히도.. 잊어야 할 텐데 잊히질 않고 내가 가면 잊혀지려나.."
사건 발생 43년 만에 경찰이
유족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습니다.
* 김성희/경남경찰청장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바로잡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잃으신 유가족 여러분께,
그리고 여전히 그날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 열린 첫 위령제에는
유족들의 반대로 경찰은 참석하지 못했는데
경찰이 사과 의사를 지속적으로 전하자
마음의 문을 연 겁니다.
43년 만의 사과에 유족들은
마음 속 응어리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 전원배/유족
"사과를 하니까 이제 참 분이 풀렸지.
솔직히 여태까지 경찰은 우리도 상대를 안 했고
자기들도 우리한테 무슨 말할 거리가 없단 말이야"
경찰의 사과만큼 중요한 건
희생자들에 대한 배상과 명예회복입니다.
사건 발생 직후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제대로 된 배상은 커녕
사건을 가렸기 때문입니다.
* 서차석/유족
"이게 국가가 저지른 사건입니다.. (당시)근무 처리가
국가적으로 정당했는지 그 다음에 그에 대한 보상이
정말 정확하게 어느정도 이뤄졌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지 않나)"
의령군은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합니다.
* 오태완/의령군수
"이제는 유족들이 염원하는 의령 4.26특별법을 제정하는 일에
우리 지역의 박상웅 국회의원님과 함께.."
"이번 위령제에서는 지난해 만들어진 위령탑을 둘러싸
조성된 추모공원 준공식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들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유족들을 만나 진심어린 사과를 전했습니다.
MBC 뉴스 이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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