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의성 산불이 대형화된 데는 많은 원인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산림이 빽빽하게 방치된 탓도 컸습니다.
하지만, 경북 북부 산불 피해지의 다수가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해 소나무 반출이 금지돼 있어, 솎아주는 작업에 한계가 많습니다.
안동문화방송 이도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안동의 한 산불 피해지 현장입니다.
고개를 들어 나무의 정상을 보니, 빈 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지들이 어지럽게 엉켜있습니다.
좁은 곳에서 여러 나무가 빽빽하게 자랐기 때문입니다.
서로 얽힌 줄기들은 산불 당시, 옆 나무에 불을 옮겨다 주는 역할을 했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 김성용 / 국립경국대 산림과학과 교수
"나무가 이렇게 여러 개가 있죠. 그러면 이 나무는 남겨놓고 이 나무들은 벌채하고 이 나무가 남겨져 있는 이런 형태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이 3~4m 내지 떨어져야지 수관 층이 연결되지 않아서 수관화로 (불이) 계속 확산되지 않는 (겁니다)"
나무의 간격을 찾아주는 솎아베기가 필요하단 건데, 솎아베기는 산불 예방에 더해 진화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한 실험에 따르면, 산림의 최대 절반을 솎아 내는 '산불 재해 방지 숲 가꾸기'가 시행된 곳에 5백여mm의 비가 내리자 이파리와 가지로 인해 차단된 비가 80mm, 내린 비의 15%에 그친 반면, 자연 상태 그대로 방치된 숲은 660mm의 빗물 가운데 약 35%에 달하는 230mm의 빗물이 이파리에 의해 차단됐습니다.
내린 비의 양은 0.8배 차이 났을 뿐인데 나무로 가지 못한 빗물 양은 무려 3배나 차이 났습니다.
솎아베기의 정도에 따라 산불 헬기의 효율이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산림 경영 차원에서도 솎아베기는 도움이 됩니다.
* 정은주 /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원래 50년이 되면 이 정도 커야 하는데 서로 경쟁을 하다 보니까 크지를 못하는 거예요. 그리고 곧게 자라지도 못하고. 그러면 그 나무의 가치는 없어지게 되죠."
문제는 소나무재선충병입니다.
의성과 안동 등 다수 지역이 2005년부터 소나무류 반출 금지 구역으로 묶이기 시작하며 소나무를 베어내면 운반해 파쇄 작업까지 마쳐야 합니다.
결국 불에 강하지만 처리 비용이 저렴한 활엽수가 우선적으로 벌채됐던 가운데, 소나무를 먼저 솎아 내는 지자체의 산불예방
숲가꾸기 예산을 더 확보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도은입니다.
#소나무 #산불예방 #숲가꾸기 #소나무재선충병 #솎아베기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