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동남쪽 끝에
'밀리환초'라는 작은 산호섬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인 수백 명이
강제로 끌려간 뒤,
학살되거나 행방불명 됐는데요.
이들 대부분이
전남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김영창 기자입니다.
(기자)
태평양 한복판 마셜제도에 있는 밀리환초.
1942년 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는 밀리환초에 비행장을 짓기 위해
조선인 수백명을 강제 동원했습니다.
일제강제동원 연구자인
다케우치 야스토씨가
일본 도쿄의 한 국립공문서관에서
징용자 명부 등을 최근 입수해
한국을 1년 만에 찾았습니다.
명부를 분석한 결과 밀리환초에
강제동원된 조선인들은 640명.
이중 635명이 전남 출신으로 확인됐습니다.
영광과 함평, 장성, 구례 등에서
강제 징용됐고,
형제가 함께 끌려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비슷한 시기 밀리환초 인근의
퀘젤린 환초 등에도
조선인 670여명이 강제 징용됐는데
이중에서도 전남 출신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다케우치 야스토 / 일제강제동원 연구자
"일제 당시 조선총독부가 아예 전라남도로
지정하고 (강제 징용한 겁니다.)"
하지만 강제 징용 피해자들은
고향땅을 밟지 못했습니다.
당시 밀리환초에서 일어난 일본군의
조선인 학살사건 등으로
최소 2백 18명이 숨졌습니다.
나머지 피해자들은 대부분 행방불명 됐습니다.
유족들은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과
함께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서태석 / 강제노역 피해자 서조왕금 유족
"우리 국민을 그렇게 압박을 하고
목숨을 뺏었으면, 당연히 우리 한국에
사과를 해주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닙니까."
시민사회단체는 희생자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일본정부가 관련 자료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국언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애타는 가족들의 심정을 모른체
(일본정부가)수십년 동안 자료를 은폐해
오고 무관심하게 취급해 왔다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올해는 밀리환초 학살사건이
일어난지 80년째 되는 해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을 찾은
일본인 연구자는
진상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희생자 유가족과 피해자를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영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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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문화 스포츠 전남8개시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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