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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아프면 안돼요" 문 닫는 소아과

허연주 기자 입력 2025-06-20 10:50:30 수정 2025-06-20 14:58:46 조회수 62

(앵커)
주말이나 휴일에 아이가 갑자기 아파 병원을 찾아본 경험 있으신가요?

밤이나 주말에 갑자기 열이 나는 등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겐 휴일 진료가 필수적인 의료 안전망인데요.

하지만 최근 소아청소년과들이 잇따라 진료 시간을 줄이면서 지역의 의료 여건은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허연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남 무안의 한 아동병원.

고열과 기침 등으로 아픈 아이를 데리고 온 보호자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병원 곳곳에는 진료시간 단축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개업 이후 10년 넘게 연중무휴로 진료하던 이곳은 의사부족과 경영부담으로 지난달부터 일요일은 휴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최동현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전반적으로 소아 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고, 거기에 따른 제반 경영상의 어려움도 동반이 되면서 또 의사 인력 수급이나 직원들 수급이 굉장히 어려움이 컸어요."

저출산과 코로나19 여파로 악화된 소아청소년과 진료 환경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5년 사이 전국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426곳이 새로 개원했지만, 같은 기간 폐업은 이보다 많은 447곳에 달했습니다.

* 조생구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어린이들에 대한 의료수가 자체가 너무 낮아서 병원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산모들에 대한 사명감을 안고 가자, 그것으로 17년을 설득하고 (운영해)왔습니다."

전남의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은 모두 76곳, 이 가운데 입원실을 갖춘 곳은 43곳 뿐입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토요일 오전만 진료하거나 휴일엔 아예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 소아청소년과 내원 보호자
"일요일 진료 하는 곳이 없기도 하고 오전 진료까지만 해버리면 경쟁이 돼버리는 것처럼 진짜 한 새벽에 6시 넘어서 접수표를 뽑으러 오기도 하고.."

* 정철환, 정우진 / 무안군
"아플 확률도 높잖아요. 주말에 또 사람들 많이 만나니까. 다칠 위험이나 아플 위험도 더 있다고 생각해요. 주말에 열려있는 게 부모들 입장에서 더.."

지난해 기준 의료기관 폐업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전남.

필수 진료과목의 붕괴와 함께 소아 진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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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주
허연주 yjheo@mokp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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