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역대 최악의 산불이 휩쓸고 간 지 석 달, 이젠 어느 정도 보상과 지원이 이뤄졌는데요,
하지만 그동안 한 번도 조명되지 않았던 한우농가의 피해를 들여다봤더니, 사각지대나 다름없었습니다.
안동문화방송 이정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역대 최악의 산불이 휩쓸고 간 안동의 한 한우농장.
석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축사에는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고, 새까맣게 탄 환풍기와 타다만 왕겨 더미가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농장주는 30년 해 온 축산을 포기할 작정이었지만, 최근 폐허가 된 축사를 임시로 수리해서 다시 송아지를 입식했습니다.
* 김대현 / 산불 피해 한우농가
"축사를 안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다시 또. 소가 다 죽었으니까 살아나갈 길이 있겠어요.
산불 당시 이 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한우 60마리 중 50마리가 죽었습니다.
나머지 10마리는 온몸에 화상을 입어, 석 달째 약물 치료를 해오고 있습니다.
* 김대현 / 산불 피해 한우농가
"지금 봐서도 저런 데 3개월 전에는 완전히 피투성이였는데 그래도 계속 약 바르고 주사 맞히고 해서 산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이번에 김 씨가 받은 한우 폐사에 따른 지원금은 입식비 명목으로 9천135만 원. 폐사한 한우가 50마리니까 한 마리당 182만 7천 원꼴입니다.
8~9백만 원 하는 큰 소 한 마리를 잃었지만, 지원금은 20% 남짓인 겁니다.
한우 재해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보상금은 한 푼도 없습니다.
"한우는 닭이나 돼지처럼 폐사가 거의 없고 보험 계약 기간도 1년 단위여서, 대부분의 한우 농가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축산을 재개하기 위해선 송아지를 새로 사 넣어야 하지만, 이번엔 송아지 가격이 문젭니다.
안동 우시장에서 거래된 수송아지 값이 440만 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1년 전보다 3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 전형숙 조합장 / 안동봉화축협
"살소 값은 인상 안 됐는데 (사육 마릿수가) 한 20만 두 정도 줄었고, 경기가 좀 좋아지면 소비가 많아지고 그렇게 되면 (한웃값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심리로 인해서"
* 김대현 / 산불 피해 한우농가
"사룟값이 안 돼요. 182만 원이라는 게. 너무 허탈하죠. 송아지 (입식)비라도 줘야지."
현재 가축 전염병에 따른 살처분 보상금은 시세의 80% 정도 지원됩니다.
축산 농가들은 산불 피해 지원금도 이 수준으로 올려 줄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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