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3월 대형 산불이 경북 지역에 유례 없는 피해를 입힌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시간이 흘렀지만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속속 드러나면서 이재민들의 상처는 더 곪고 있는데요.
주민 간담회 현장을 안동문화방송 김서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벌통 300통을 키우던 의성군 단촌면 이광구 씨의 양봉장.
지난 3월 산불로 벌통이며, 장비, 벌통을 두던 비닐하우스까지 모조리 잿더미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정부로부터 아무런 피해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양봉장이 있는 땅은 의성군으로부터 하천부지 점용허가를 받은 곳인데, 농지가 아니라 하천이어서 보상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겁니다.
* 이광구 / 의성군 단촌면 구계1리
"벌은 하천부지라고 허가권이 나왔는데도 안 해주고 있어요. 그리고 성금은 하나도 못 받았습니다. 아직 수입이 이제 올해부터 나올 단계까지 투자를 해버리니까 저는 빚만 (졌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산불 피해 지원의 사각지대 문제가 의성에서 진행된 주민 간담회에서도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 박 기 / 의성군산불피해주민대책위(준) 위원장
"피해 복구라고 하는데 복구라는 단어가 좀 무색하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무허가 창고라든지 무허가 주택이라든지 그 외 다수들을 한번 같이 고민해주셨으면. 아니면 저희 비상대책위와 함께 한번 해결할 노력을 내주신다면.."
무엇보다 이재민들이 우려하는 건 재기의 발판마저 잃는 겁니다.
정부 지원금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어도 그동안 농사나 사업을 위해 빌렸던 돈, 또 새 시작을 위해 빌릴 돈, 앞으로 빚이 빚을 부를 상황을 생각하면 그저 막막할 따름입니다.
* 박우영 / 의성군 단촌면
"융자라니까 1.5%, 20년 장기 저리로 준다고 해서 고맙다고 (군청에) 찾아갔는데 하는 말이 담보대출이랍니다. 담보가 어디 있습니까? 지금 집 다 타서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 문헌준 / 의성군 금성면
"작물 피해보험을 받아서 돈을 수천만 원 받는다 하더라도 내년에 갱신하고 시설물 하면 그걸로 끝이에요. 그다음 어떡할 거예요? 그래서 저는 생떼를 쓰는 게 아니라 이런 식의 생활안정에 필요한.."
이런 가운데 국회 산불피해지원특별법 제정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회 산불피해지원대책 특별위원회는 이번 주부터 1차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본격적으로 특별법안 심사에 착수합니다.
오는 10월까지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 임미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 / 국회 산불특위 법안심사소위 위원장
"사상 유례 없는 재난에 피해 유형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피해 유형을 어떻게 법안에서, 사각지대가 없이 보장할 것인가 라는 게 관심이기 때문에 오늘(30일)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법안에서 충분히 다뤄질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이재민들은 산불 특별법이 피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주기를 바라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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