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에도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냉방비 부담 탓에 에어컨 한 번 켜질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냉난방비를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 제도란 게 있는데, 막상 사용방법을 몰라 쓰지 않고 남아도는 예산이 부산에만 연간 170억 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부산문화방송 유태경 기자입니다.
(기자)
낮 최고 31.4도까지 오르며, 연일 폭염경보가 이어진 부산.
더위 피한다고 집에 있어도 숨이 막히긴 마찬가집니다.
33도를 넘는 체감온도 못잖게 전기요금도 무서워 선풍기 한 대로 겨우 버텨봅니다.
* 최기원/70대
"엄청 덥죠. (에어컨) 계속 틀면 돈이 많이 나오잖아요."
에너지 취약계층인 이 가정의 경우 기초연금을 포함한 한 달 생활비는 60여만 원.
에너지 바우처로 연간 30만 원까지 냉난방비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신청법을 몰라,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합니다.
* 최기원/70대
"이것도 하려면 뭐 설치가 돼야 하는 거 아니요? (설치하는 그런 게 아닌데..) 내가 잘 몰라서.."
지난해 부산에 책정된 에너지 바우처 예산은 465억 원.
신청률은 100%로 육박하지만, 실제 사용률은 전국 평균 70%보다 낮은 63%에 그쳤습니다.
"부산의 에너지 바우처 신청 대상 가구는 12만 3천여 가구로,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규모입니다."
연간 170억 넘는 예산이 쓰지도 못한 채 남아도는 상황.
미사용 가구 대부분이 고령자, 장애인으로 추정되지만, 부산시는 자기들 사업이 아니란 이유로 사용률이 낮은 원인을 파악조차 않고 있습니다.
* 이성한/건강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신청을 하라고는 하는데, 사용하기도 너무 복잡하고 어렵기도 한데 부산시가 전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는 상황.."
대구나 경북 등 다른 지자체의 경우 미사용가구를 발굴해 사용을 적극 독려하는 것과 대비됩니다.
* 배홍권/부산시 미래에너지산업과장
"주민센터 담당자가 직접 유선 혹은 방문해서 안내를 드리고, 부산시 차원에서 조금 더 이 사업 추진 현황을 더욱 꼼꼼히 살피고..."
역대급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더 무더울 거란 올 여름, 폭염을 견뎌내기조차 힘든 취약계층에겐 정책 하나도 생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MBC 뉴스 유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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