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전남 지역에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가축도 3만 마리 넘게 폐사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가들은 냉방시설을 설치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기후변화 영향으로 해마다 피해는 커지고 있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닭 7만여 마리를 키우는 무안의 한 양계장.
출하를 마친 틈을 타 인부들이 농장 천장에 달린 고압호스를 손보고 있습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지난 한 달 동안 이곳에서 폐사한 닭만 천여 마리.
안개분무시설을 10년 만에 새로 교체하는 등 조금이라도 온도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 한재숙/양계협회 무안군 지부장
"지붕에다 물도 뿌리고 안개 분사도 사용하고 최대로 폐사를 안 나오게 하는데도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왜? 더우니까.."
외벽에는 시원한 물을 흐르게 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쿨링 패드가, 또 환풍기도 마련돼 있습니다.
"이렇게 폐사 방지 시설을 총동원했지만, 열흘째 폭염특보가 지속되면서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올여름 전남 90여 개 농가에서 폐사한 닭과 오리, 돼지는 3만 7천여 마리, 재산 피해도 5억 9천만 원을 넘겼습니다.
문제는 최근 5년 동안 전남 지역 가축 폐사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다는 겁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도와 비교해 폐사 발생이 5배가량 폭증했습니다.
폭염일수가 지난 한 해 동안 33.1일로 한 해 전보다 3배 넘게 급증하는 등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전남도는 가축 재해보험 가입비와 환풍기 지원 등으로 예산 186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피해가 심각해지자 지난달 말 긴급 예비비 20억 원을 추가 지원해 고온스트레스완화제 지급에도 나섰습니다.
* 이두규/전남도 축산정책팀장
"가축이 폐사하게 되면 가축 재해보험 가입 농가의 60에서 95% 정도 보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가운데 농가들은 피해 입증을 위해 며칠 동안 사체를 처리하지 못해 악취에까지 시달리는 상황.
이 때문에 신고를 꺼리기도 하면서 현실에 맞게 보상 절차를 간소화해달라는 요구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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