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 폭염에 취약계층의 여름나기는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상황입니다.
정부나 시가 여러 폭염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무더위쉼터도 그중 하나죠.
그런데 장애인들에겐 이 무더위쉼터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입니다.
부산문화방송 유태경 기자입니다.
(기자)
30년 전 교통사고로
지체 장애인이 된 황미자 씨.
30도를 넘는 무더위에,
할 수 있는 거라곤 문을 열어놓고
선풍기 켜는 게 전부입니다.
집에서 200m 거리에 무더위 쉼터가 있지만,
문제는 혼자선 이동이 불가능하단 점입니다.
* 황미자 /사상구 모라동
"경추를 다치니까 체온 조절이 안 되니까..여름에 에어컨을 안 키면 솔직히 견디기 되게 힘들죠."
15년 전 뇌출혈로 한쪽 몸이 마비된
허남호 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후두암까지 발견돼 수술로 목소리까지 잃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까,
무더위 쉼터를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 허남전 / 허남호 씨 누나
"무장애길이 아니니까 가기도 힘들고..쉼터에 가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져 있으니까..."
취약계층을 위한 무더위 쉼터는
부산에 천600여 곳이 넘지만,
장애인시설이 쉼터로 지정된 곳은 단 2곳뿐.
여타 시설은 계단 탓에 들어가는 것조차 어렵고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무더위쉼터 정보 역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무더위 쉼터를 늘린다곤 하지만, 장애인들에게 이런 경로당 같은 쉼터는 접근조차 쉽지 않습니다."
부산시가 '응급 알림 장비 구축' 등을
장애인 폭염대책이라고 내놨지만
현실에선 도움이 되질 않고 있습니다.
* 송성민/부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대표
"부산시에서 장애인에 대해서 폭염에 대한 어떤 정책을 내놓은 게 없어요. 일상적으로 다 해오던 거예요."
부산에 등록된 장애인 17만 4천 명 중,
고령자는 69%, 중증 장애인은 37%에 이릅니다.
정부는 폭염 위기가구를
집중 발굴해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위기 가구 발굴 작업은
이달 중순에야 시작될 예정이어서
때늦은 대책마련이 될 거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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