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두 달 만에 노동자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언제쯤 일터로 돌아올지 기약은 없고, 새 공장마저 지금보다 규모를 줄일 것이란 염려까지 나오고 있어 섭니다.
이런 가운데 사고 원인 조사의 핵심인 현장 감식은 더 늦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주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장장 나흘 동안 이어졌던 대형 화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지난 5월 큰불이 난 이후 5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멈춰 있습니다.
검게 그을려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현장, 여기저기 주저앉아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입니다.
강제 휴업 중인 노동자들이 광장에 집결했습니다.
근무복 대신, 손피켓을 들었습니다.
"국내공장 축소, 반대한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투쟁."
휴업수당으로 버틴 지난 두 달, 이러다 일자리를 영영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시질 않습니다.
사측이 재원 부족을 핑계로 국내 생산 기반을 희생하는 방식의 해외공장 신축을 추진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섭니다.
* 황용필 금호타이어노조 대표지회장
"최대주주 더블스타는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유럽으로 600만(본 규모의 생산공장) 가고, 광주공장은 부지 팔아서 그 대금으로 (새)공장을 지어라. 공장 화재를 틈탄, 공장 화재를 빙자한 새로운 구조조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측은 유럽공장 신설은 이번 화재와 별개 사안이라며, 노조가 주장하는 국내 공장 축소 우려도 공식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의 함평 이전, 유럽 신공장 건설과 관련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담은 로드맵을 이르면 다음 주 발표할 걸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화재 원인 조사도 더디기만 합니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경찰에 입건된 피의자는 0명.
공장 관계자 등 모두 44명을 조사하고, 압수수색도 2차례나 벌였지만,
화재 원인 조사의 핵심인 현장 감식은 단 한 번도 실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 건물을 해체하는 동시에 감식을 진행해야 하는데, 미흡한 준비 탓에 제대로 된 해체계획 심의 절차도 밟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현장 감식은 이달 말, 늦으면 9월에야 가능해 화재 책임 소재 규명은 더 늦어질 전망입니다.
MBC 뉴스 주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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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사회 담당
"정반합, 그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