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석유화학의 극심한 불황에 실직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공장은 하나 둘 멈추고, 노동자들도 갈 곳을 잃고 있는데요.
벼랑 끝에 서 있는 석유화학, 대책은 언제쯤 나올까요.
최황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6년간 롯데케미칼에서 자재 출하 관련 사무를 맡았던 임 모씨,
하청업체에게 해고 통보를 받고 오늘(31) 마지막 출근을 했습니다.
건설 자재를 생산하는 이스톤 공정이 중단되며 임 씨는 할 일을 잃었습니다.
* 임 모씨 / 롯데케미칼 하청업체 소속 해고 노동자
"도급 계약을 해지했다고 하더라고요. 사무 업무만. 이스톤(공정)이 중단됐는데 왜 잘나가고 있는 대리석에 있는 제 업무를... 원청 직원이 직접 와서 배우겠다고 인수인계하라는 거예요."
지난 4월 중단된 공정에 피해를 본 노동자는 모두 7명.
이 가운데 4명은 전환 배치가 됐지만, 3명은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자회사 전환을 조건으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취하를 요구한 원청에 대해 노동자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 주휘상 / 롯데케미칼 사내하청 첨단소재사업본부 지회장
"협상의 여지도 없었고, 전환 배치에 노력도 거의 없었어요. 회사는 우린 할 만큼 다 했다고 하는데 그건 핑계에 불과해요."
중단된 공정이 10년 넘게 적자를 기록한 사업인 만큼 롯데케미칼은 불가피한 조치였다는는 설명입니다.
하청업체 노동자의 실직엔 원청사의 법적 책임은 없다면서도,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를 위해 협상을 벌였지만 법적 소송과 처우 등에 대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불황에 따른 인력 감축은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LG화학은 공장 가동 중단과 새 하청업체 입찰 과정에서 3명의 노동자가 그만두거나 해고를 당했습니다.
기업들이 비용 절감으로 불황을 버티고 있는데 정부의 대책은 요원합니다.
* 김승철 / 삼일회계법인 수석연구위원
"조인트 벤처(합작법인) 형태로 현물 투자를 한 다음에 노후화된 설비는 가동을 안 하면서 여러 가지 비용들을 줄이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겠습니다. 정부에서 좀 적극적으로 규제라든지 허들 이런 부분들을 좀 해결해 줘야..."
최근 여수산단의 일용직 노동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새 일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실직까지 이어지며 산단의 위기는 낮은 곳부터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석유화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 재편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입니다.
MBC 뉴스 최황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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