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실상 최상위 포식자로 불리는 야생 멧돼지들이 농작물 뿐 아니라 산양삼까지 먹어치우는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농장주들은 수억대 피해에 비해 보상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원주문화방송 황구선 기잡니다.
(기자)
멧돼지 한 마리가 산 속에서 무언가 씹어먹다 갑자기 끌려갑니다.
올무에 걸린 다른 멧돼지는 달아나려 몸부림을 쳐 보지만 포획되고, 결국 엽총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죽은 멧돼지들 주변에는 파헤쳐진 산 언덕이 보입니다.
횡성의 산양삼 농장에서 지난 보름동안만 야생 멧돼지 4마리가 포획됐습니다.
멧돼지들은 산양삼을 먹으러 농장에 들어왔다 야생동물 피해방지단에 잡힌 것으로 보입니다.
여름철 멧돼지들의 출몰이 잦아지더니 5천평 밭에 심긴 산양삼들은 이렇게 뿌리만 남기고 자취를 감췄습니다.
32년 간 산양삼을 재배하며 산양삼협회 감정평가위원으로 활동하는 김종광 씨는 15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멧돼지들이 종종 산양삼 주변 지렁이를 잡으려 땅을 파헤치긴 했지만 이렇게 산양삼을 노린 건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김씨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밤낮으로 순찰을 돌며 멧돼지를 쫓아내고 있습니다.
* 김종광/피해 농장주
"돼지가 이렇게 먹는 건 처음이었고 집에도 못 가고 밤에 내 목숨 걸고 돼지가 어디에 출몰하는지 찾아서 양철북도 두드려보고"
평창에서 산양삼을 키우는 이용제 씨도 멧돼지로 인해 지난 7년 동안 키운 5천평 규모의 산양삼을 모두 잃었습니다.
이씨도 10억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합니다.
* 이용제/피해 농장주
"금액 정도로 따진다 하면 거의 10억이 넘고요. 10억 정도 가치를 완전히 초토화가 됐으니까 지금 거의 어떻게 할 수가 없죠"
주로 옥수수와 감자 등 농작물이나 소규모 인삼을 먹었던 야생 멧돼지.
강원에선 작년 처음 춘천과 홍천, 화천 쪽에서 산양삼 피해가 알려지더니 횡성과 평창 등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야생동물 피해보상 대상 작물에 반영돼 있지 않은데다, 어렵게 대체작물로 쳐 준다해도 최대 500만원 보상이 전부입니다.
횡성을 비롯한 일부 시군에서는 사냥개들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전염될 수 있다며, 멧돼지를 잡을 때 사냥개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 강원도 관계자
"이게 업무 자체가 시장 군수가 어떤 권한을 가지고 지자체별로 역할에 맞춰서 하다보니까"
멧돼지 피해를 본 강원권 산양삼 농장주들은 현실적인 보상기준 마련과 사냥개 제한 완화를요구하기 위해 원주지방환경청을 항의방문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황구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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