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측하기 어려운 극한호우가 반복되면서 특히 지하주차장 침수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등 공동주택마저 상당수가 물막이 시설이 없는 실정입니다.
김규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일 밤 전남 무안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차량들이 미리 빠져나온 지하주차장 입구에 주민들이 함께 50센티미터 높이의 물막이판을 설치합니다.
시간당 최대 142.1밀리미터의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도로는 강처럼 변했지만 물막이판 덕분에 지하주차장 피해는 없었습니다.
* 이종/아파트 관리소장
"지하주차장에 한 10에서 15cm 정도의 물 유입이 있었지만, 차수막을 설치한 이후로 물의 유입이 완전히 차단돼서 더 이상의 지하에 침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고요."
같은 시각, 지은지 25년을 넘긴 인근 또 다른 아파트의 사정은 전혀 달랐습니다.
차량은 겨우 빼냈지만 물막이 없는 지하주차장이 잠기면서 전기실 누전차단기 7대가 고장 나고 정전 피해까지 발생했습니다.
"주민들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급히 모래주머니를 설치했지만, 지하주차장 침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 유풍렬/아파트 경비반장
"칸막이 있잖아요? 이렇게 끼여가지고 평소 때는 빼서 옆에 보관하고. 끼이면 막아져서 물이 이쪽으로 안 넘어오게끔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지하주차장이 있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단지는 전남에만 568곳으로, 이 가운데 물막이가 설치된 곳은 20%에 불과합니다.
5곳 중 4곳이 극한 호우 대응이 어려운 겁니다.
지하주차장 물막이 의무 설치 규정이 지난 2012년 이후 적용되다 보니 오래된 공동주택일수록 안전시설 없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지자체는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소규모 공동주택부터 물막이 시설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예산 부족 등 적극 대응은 여전히 버거운 실정입니다.
* 곽춘섭/전남도 건축개발과장
"소규모 공동주택에 대해서만 우리가 보수 지원비를 지원해서 물막이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실태조사를 통해서 중대형 규모 아파트에도 물막이판이 설치될 수 있도록.."
갑작스러운 물폭탄으로 지난 3일 전남에서만 3곳의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는 등 최근 극한 호우로 인해 전국에서 같은 피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극한호우 #지하주차장 #침수피해 #물막이판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