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에는 보름새 두 번이나 100년, 200년 만에 올까 말까 한 비가 내려 큰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인데요.
물난리가 날 때마다 대책을 쏟아내고, 혈세를 퍼붓고 있지만 피해는 매번 반복되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입고 있습니다.
김초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일 밤, 시간당 90mm의 괴물 폭우가 휩쓸고 간 자리.
도로는 온통 흙탕물을 뒤집어썼고, 사람이 다녀야 할 길은 어디에서 쓸려왔는지 모를 물건들로 쓰레기장이 됐습니다.
불과 보름 만에 또 물에 잠겨, 점포를 정리하는 상인은 기가 찹니다.
* 김미화 / 침수 피해 주민
"(가게로 빗물이) 순식간에 들어와 버렸어. 2시간 넘게 물 푸고 있다가 못 푸고..."
큰 비가 올 때면 피해는 반복됩니다.
저지대인데다 하천 위 복개 구조라 폭우에 취약하기도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땜질식 처방에 치중하면서 근본 원인은 손도 못 댔습니다.
* 김명순 / 침수 피해 주민
"피해 보신 사람들 시계하고, 국가 행정 시계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그것이 조금 뭐 할까 애가 타는 것 같고.."
홍수방어벽은 지난 2020년 큰 수해 후 130억 원을 들여 세웠습니다.
그러나 마을을 물바다로 만들었다는 지적에 일부 긴급 철거에 들어갔고, '안 하느니만 못한 사업'이 됐습니다.
한꺼번에 밀려온 빗물을 저지대로 가뒀다가 차차 흘려보내는 700억 원대 빗물그릇 사업인, 북구 일대 우수저류시설은 공사 우선순위에 밀려, 복잡한 행정 절차를 밟느라, 또 주민 설득이 늦어지며 수 년째 '계획'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하수관 합류지점의 배수용량 자체를 늘리는 사업은 이제서야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가구별 차수막 설치를 지원하고, 하수관로를 정비하는 등 단기 대응책을 즉시 실행하는 동시에 대형 우수저류시설 설치 등 실효성 있는 중장기 대책도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안평환 광주시의원
"배수시설 정비와 차수막 설치와 같은 단기적 처방도 필요하겠지만 기후위기 시기에 대비한 도시홍수 대책은 보다 근본적 해결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두 차례 폭우에도, 상습 침수 지역인 우산지구와 백운광장 일대 피해가 적었던 것도 건설 중인 우수저류시설과 지하 도시철도 공사 현장이 물그릇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안전 조치는 100년이든 200년이든 단 한 번의 피해를 막기 위한 것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MBC 뉴스 김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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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사회 담당
"정반합, 그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