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전남 지역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다 숨지거나
인권 침해를 겪는 일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피해를 호소하고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방글라데시에서 온 30대 이주노동자
아람, 리야드 씨는 해남의 한 조선소에서
일하다 지난 2월 해고를 통보받았습니다.
회사는 근태 불량과 기량 미달 등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국적의
중간 관리자로부터 모욕적 발언과 감시,
휴가 취소 종용 등 인권 침해를 당해왔고,
이에 순응하지 않아 해고됐다고 말합니다.
* 리야드/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일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집에 오면 중간관리자가 집에 와서 '내 말 안 들으면 무조건 방글라데시로 보내겠다' 매일 그런 협박을 해서 매우 힘들었고, 지금도 그 생각이 나면 힘듭니다."
또, 브로커가 평균 수수료보다
다섯 배 넘는 비용을 내야 일할 수 있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가는 등 금전적 피해도 발생했다고 호소합니다.
* 아람/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브로커한테 1,700만 원 냈어요. 2년 계약을 했고, 지금은 1년도 안 돼서 잘렸으니까 일도 못하고 돈도 없고 안 좋은 상황에 있습니다."
지난 2월 영암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나주에서는 동료가 이주노동자를
지게차에 매달아 학대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반복되는 인권 침해에 해법을 찾기 위한
증언대회가 전남도의회에서 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에서 적은 인력으로
수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을 담당하다 보니
업무 공백이 발생하고 브로커가 끼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합니다.
* 고기복/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운영위원장
"국제 협력 역량이 부족한 지자체에 일임하다 보니까 브로커들이 끼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고.."
또, 사업주 허락 없이 일터를 바꿀 수 없고
다른 시군으로의 이동도 제한돼 있어
갑질 등 인권침해가 반복된다고 꼬집었습니다.
* 문길주/전남노동권익센터 센터장
"제도에 대한 문제도 한 번 이제는 검토를 해야 되지 않냐..특히 고용허가제나 계절 이주노동자 같은 경우는 폐지하거나 아니면 대폭적인 전면적인 개정이 좀 돼야 되지 않겠냐.."
전남에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미등록 상태 이주노동자는 전체의 40% 이상.
상당수가 열악한 환경과 인권침해에 노출돼
있는 만큼 실태 조사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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