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 당시 남태평양 마셜제도인 밀리환초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있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전남 출신으로, 행방불명되거나 사망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전남도가 밀리환초 강제 징용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본격적인 진상규명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김영창 기자입니다.
(기자)
짧은 머리와 깡마른 채로 힘없이 앉아있는 남성들.
일제강점기 당시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산호섬인 밀리환초에 강제 징용됐다가 탈출한 조선인들입니다.
조선인들은 이곳에서 비행장 활주로 건설 등 군사시설 공사에 투입돼 고된 노동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습니다.
지난 2010년 작성된 '남양군도 밀리환초에서 학살된 강제동원 조선인에 대한 진상조사'를 보면 '일본군이 조선인들에게 동료의 인육을 고래고기로 속여 먹게 했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습니다.
이는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위원회가 강제 징용 피해자들을 상대로 증언과 수기를 통해 작성한겁니다.
* 조건 역사교육과 교수 / 전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위원회
"당시에 위원회가 그분들(피해자들) 에게 직접 들은 증언집 하고 인터뷰 이런 것들이. 밀리환초라고 하는 곳에서 그런 사건과 관련됐을 만한 이제 기록들이 남아있어가지고.."
밀리환초에 끌려간 조선인들은 640명.
이 중 635명이 전남 출신으로 확인됐으며 영광과 함평, 장성, 구례 등 지역도 다양합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 행방불명 되거나 사망하면서 고향 땅을 밟지 못했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진 건, 일제의 강제동원 만행을 연구해온 일본인 타케우치 야스토 씨가 수년간 강제 동원 명단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 다케우치 야스토 / 일본인 연구자(지난 6월)
"일제 당시 조선총독부가 아예 전라남도로 지정하고 강제 징용한 것입니다."
밀리환초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을 위해 전남도가 처음으로 진상규명에 나섭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밀리환초 사건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를 열고, 내년에는 예산을 투입해 피해자 실태조사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유해 발굴 등을 정부에 정식 건의했습니다.
* 이국언 /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 이사장
"이러한 노력들이 결국 정부 정책을 이끌어내고 또 일본 정부의 전향적 태도를 견인해 내는데 매우 중요한 노력이고 시도라고 보거든요."
광복 80년, 밀리환초에 끌려가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던 피해자들의 한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김영창입니다.
#강제징용 #밀리환초 #진상규명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문화 스포츠 전남8개시군 담당
"불편한 진실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