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염과 가뭄 등으로 여름 배추 주산지인 강원도 고랭지 지역에 생육 부진과 무름병 등의 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준고랭지에서 더위에 잘 견디는 신품종과 신기술을 적용한 시범재배가 시작돼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강원영동 박은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모처럼 부슬비가 내리는 밭에 동그랗게 잎을 벌린 어린 배추가 자라고 있습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개발한 더위에 강한 신품종 '하라듀'인데, 지난 달 20일, 해발고도 410m 준고랭지 지역에 심어 키우고 있습니다.
고랭지 배추 폭염 피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시범 재배에 나선 겁니다.
고랭지보다 더운 준고랭지를 골라 폭염에 견디는 신기술과 신품종을 적용하는 중인데, 비교를 위해 기존 고랭지 배추 품종도 함께 심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 박기원/정선군 기술연구과장
"저온성필름을 이용해서 온도를 낮추고 미세살수를 이용해서 관비시스템하고 연결해서 지상부 생육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참여 농가에서는 온도를 낮추는 저온성 필름 효과에 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더위를 피해 높이 더 높이 올라가야 했던 여름 배추 농사의 어려움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박일철/시범사업 참여 농가
"한낮에 36도 정도 기온이 올라갔을 때 밑에 손을 넣어보면 50~60도 올라갑니다. 배추를 어린 모를 심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타 버려요. 저희가 여기 심었을 때 배추가 하나도 안 시들었습니다. "
신품종은 기존 품종보다 작은 소형 배추지만 잎이 여러겹으로 겹쳐져 속이 들고 자라는 '결구' 시기에 더위를 훨씬 잘 견딥니다.
수확 직전인 배추 속이 물러져 썩어버리는 무름병 피해가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범사업 효과가 확인되면 전국 고랭지 배추 주산지를 중심으로 보급될 전망입니다.
다만 저온성 필름은 기존 필름보다 5배 가량 비싸, 시설, 자재 등 농가의 투자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 이남수/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장
"평창하고 정선, 양구에서 하고 있고 전라도 남원에서 무주에서 올해 처음 시범 사업을 하고 있거든요.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결과가 입증되면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정부는 9월쯤 신품종 배추를 수확하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전량 사들이고 김치제조업체와 연계해 판로까지 지원할 방침입니다.
극한 폭염, 가뭄 등 기후 변화가 농사를 망치고 밥상을 위협하는 가운데 여름배추 시범 재배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둘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박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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