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지 위 태양광에서 시작된 영농형 태양광발전은 지역 소득과 공동체 회복의 모델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농지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설치 기준이 중요합니다.
문연철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여름 뙤약볕이 쏟아지는 나주의 벼 재배단지.
봉지 안에는 누렇게 익은 배가 탐스럽게 여물고 있습니다.
배나무 위로는 태양광 패널이 줄지어 설치돼 있습니다.
이곳은 7년 전 조성된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입니다.
10킬로와트급 초기 모델로 시작해 지금까지 3개의 모델이 설치돼, 작물 생육 환경과 발전 효율 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차광률을 조절하면서 작목별로 최적의 조건을 찾는 실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김준 / 나주시 금천면 벼 재배 농가
"과수원에서 정상적으로 배를 태양광 밑에서 수확을 하고 있는지, 안하는지..크게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를 검증을 좀 했거든요. 근데 크게 문제가 없는 걸로..."
실제로 수확량이나 크기, 당도 등은 인근 일반 배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유럽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한국형 영농형 태양광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전남에서도 60킬로와트급 실증단지 22곳이 운영 중입니다.
농지 보전과 경관 유지, 지역 수익 환원을 위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김근호 / 녹색에너지연구원 선임연구원
"현재까지 다양한 작물을 대상으로 여러 형태의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개발과 실증을 통해 2027년에는 논과 밭에 적용 가능한 한국형 영농형 태양광 표준 모델을 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형 모델은 세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다듬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마을 협동조합 중심의 수익 분배 구조, 다른 하나는 생산된 전기를 마을 안에서 소비하거나 판매하는 구조, 그리고 농지 훼손을 줄이고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설치 기준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신뢰’입니다.
주민이 주도하고, 지역이 수익을 공유하는 투명한 구조야말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출발점입니다.
일본의 사례도 이를 보여줍니다.
농산물 가공과 체험 관광을 연계해 6차 산업을 실현한 사가미코팜, 해발 1,400미터 고원지대의 노베야마는 영농형 태양광을 통해 농업과 발전, 공동체 회복을 함께 이뤄내고 있습니다.
* 이이다 테스나리/환경에너지정책연구사장
“식량과 충돌하지 않는 방식이 중요하고 지역의 농민들이 중심이 되어 농업을 지속하면서 그와 동시에 전력을 생산하는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죠. 이렇게 농업과 에너지를 지역 농민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앞으로 일본과 한국 모두에에 매우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기후위기, 농촌 고령화, 에너지 전환.
이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낼 수 있는 해법으로 영농형 태양광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제 농촌은 단순한 전력 생산지를 넘어, 지속 가능한 전환을 실험하고, 공동체를 되살리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문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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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 신안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