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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완전자급식량 ‘쌀’, 전략물자로 전환해야

박종호 기자 입력 2025-08-29 14:40:35 수정 2025-08-29 14:41:55 조회수 118

(앵커)
기후위기가 일상화된 시대, 식량 문제는 더이상 단순한 산업이 아닌 국가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매년 과잉생산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지만, 국내 식량자급률을 실질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쌀'을 전략물자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박종호 기자입니다.

(기자)
기후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 전 세계 곡물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호주는 엘니뇨로 인한 가뭄으로 밀 생산이 전년보다 36% 급감한 2,600만톤으로 그쳤습니다.

쌀 최대 수출국인 인도는 생산량 감소를 이유로 수출을 중단했고, 건조한 기후로 자국 내 밀 생산이 감소하면서 6년 만에 처음으로 밀을 수입하기도 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더해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2023년 기준, 현지 밀과 옥수수 생산량은 전년 대비 35%, 37% 감소했습니다.

* 이주량/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 같은 곡창지대에 가뭄이라든지 허리케인이라든지 빈번하게 오기 시작했고요. 그래서 농업생산의 안전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서 직접적인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이게 일회성이나 간헐적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상시적이 될 거라는 데 있고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밀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이 기간 동안 라면과 빵, 과자 등 가공식품의 가격이 요동쳤습니다.

라면 물가지수는 2021년 103에서 2022년 113, 2023년 122까지 꾸준히 올랐고, 밀가루 물가지수도 2021년 101에서 2023년 137까지 올랐습니다.

2023년 기준, 국내 식량자급률은 49%. 
쌀만 유일하게 99.1%로 완전 자급 수준이고, 보리는 25%, 옥수수 11%, 밀은 0.2%에 불과합니다.

OECD 최하위권입니다.

* 이정모/전 국립과천과학관장
"특히 우리나라처럼 식량 자급도가 터무니없이 낮은 나라는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반도체를 판다고 유조선을 판다고 그들이 식량을 안 팔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예요."

쌀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90% 이상의 자급률을 지탱하는 곡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쌀을 여전히 ‘과잉 생산품’으로만 바라보며 감산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농식품부는 식량자급률 55.5% 목표를 이룰 시기를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미뤘습니다.

밀 자급률 목표는 8%, 콩은 43%로 설정했지만, 과거에도 수차례 공언만 있었을 뿐 실현된 적은 없었습니다.

* 김규호/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쌀은 식량안보의 핵심 품목입니다. 과잉만 부정적으로 볼 게 아니라 전략적 완충재로 관리해야 합니다. 일본처럼 극단적 감산으로 버퍼를 잃으면 수급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전쟁, 지정학 리스크 속에서 곡물은 더 이상 시장 논리로만 다룰 수 없는 시대.

쌀 역시 감산 중심이 아닌 '전략물자'로 새롭게 인식해야 하고, 재배면적과 생산량, 소비 기반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식량 전략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박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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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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