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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동] '농민·시민' 어려운데... 가뭄 극복, 희생만 있고 지원은 없어

박은지 기자 입력 2025-09-10 14:43:09 수정 2025-09-10 15:36:16 조회수 156

(앵커)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강릉 시민들의 어려움이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물이 끊긴 농업인들은 피해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동주택은 사실상 단수가 시작돼 시민들의 당혹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강원영동 박은지 기잡니다.

(기자)
이맘때쯤 초록빛으로 자랐어야 할 대파밭에 온통 누렇게 마르고 죽은 대파만 가득합니다.

인근 배추밭도 채 여물지도 않은 배추가 누렇게 타들어가 뭉개져 있습니다.

오봉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이 주목적인데 가뭄이 발생하자 제일 먼저 농업용수가 제한됐고 그마저도 완전히 끊어진 지 20일 가량 지났습니다.

이제는 비가 와도 농작물을 살릴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농업인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사실상 한 해 농사를 포기하면서 물을 양보했지만 정확한 피해 조사도, 지원 대책도 하나 없다는 겁니다.

* 김봉래/강릉시 농민회(준) 회장
"농민들이 생활용수와 식수를 위해서 농업용수를 포기한다 했습니다. 농민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달라."

시민들의 당혹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6일부터 대규모 공동주택 110여 곳의 저수조 공급 밸브를 잠그면서 사실상 단수가 시작된 겁니다.

단지별 물 공급일을 일방적으로 정해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게 하자 궁여지책으로 시간제 급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미만일 때 계량기 5만 3천여 세대에 단수를 시행한다는 강릉시 발표만 들었던 주민들은 정확한 정보가 없어 난감하다는 반응입니다.

* 김재돈/주민
"매일 이렇게 시 물이 얼만큼 남았는지 그리고 뭐든 여기 시민들이 다 어디 가서든 어디를 보든 알 수 있게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갑자기 이렇게 단수가 되면 어르신들, 아기가 있는 집들은 굉장히 난감해요."

대학의 사정도 어렵습니다.

지하수 사용 비중이 높은 가톨릭관동대와 달리 강릉원주대는 강릉시가 운반급수 지원이 어렵다고 통보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급한대로 인근 지자체에 직접 연락해 물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끝내 자구책을 찾지 못하면 단수가 예상되는 시점에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됩니다.

학생들이 떠나면 대학 주변 상권은 또다른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문제는 상황이 계속 나빠지는데 대시민 소통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처음 보는 가뭄 '재난 사태'인 만큼 무엇보다 세심한 브리핑, 정확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김영식/강릉원주대 교수
"재난이 닥쳤을 때는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전달하는가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래야 시민들이 거기에 맞춰서 대책을 세우고 대안을 강구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할텐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서 함께 견디고 있는 시민들의 희생에 대해 행정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박은지입니다. 

 

#가뭄 #단수 #오봉저수지 #강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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