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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더]B등급도 무너졌다..기후위기에 속수무책

박종호 기자 입력 2025-09-11 17:08:33 수정 2025-09-12 16:19:12 조회수 442

(앵커)
기후변화로 인해 극한호우가 늘고 있습니다.

때문에 과거 기준으로 만들어 놓은 저수지가 걱정되는데요.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저수지조차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박종호 기자가 한걸음더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초, 전남 무안군에 쏟아진 비는 시간당 122밀리미터.

도심도, 들녘도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낱알이 맺혀있던 벼 825헥타르를 비롯해 논콩 140.5헥타르 참깨 20헥타르 등 전남에서만 1천여 헥타르의 농경지가 물바다가 됐습니다.

* 정중석/논콩 재배 농민(2025.08.05)
"(7월)그때도 비로 인해서 발화율이 30% 정도밖에 안돼서 다시 이렇게 재파를 했는데 지금 현재 상황이 이런 상황이 닥쳤습니다..현재는 자포자기 상태죠, 다 포기한 상태입니다."

1991년부터 2000년까지만해도 전국 17개 시도에서 시간당 50mm 이상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관측된 날은 평균 0.4일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부터 최근 5년간 극한호우 관측일수가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광주시는 1990년부터 10년간 0.3일이었던 극한호우 일수가 최근 5년간 1.2일로 하루 가까이 증가했고, 부산광역시도 같은 기간 0.8일이 증가했습니다.

또 최근 10년간 하루 80mm이상 폭우가 내리는 집중호우가 관측된 날도 평균 1.9일 늘었습니다.

2023년에는 전국에서 3시간만에 2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기존 저수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실제 2016년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200곳이 넘는 저수지에서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인해 사면유실, 시설파손, 제방붕괴 등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울산, 경북, 제주, 충남, 충북, 전남, 전북, 세종, 부산, 광주, 경기도, 강원도 등 도시와 농어촌, 특정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의 저수지에서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위험하다고 여겼던 저수지만 무너지는 게 아니란 것.

2000년 이후 붕괴사고가 발생한 저수지 25곳 가운데 15곳은 사전에 정밀안전진단이 이뤄진 곳이었고, 이 중 그나마 안전하다고 평가된 C등급이 11곳, 양호하다고 판단된 B등급도 1곳 포함됐습니다.

현재 국내 1만7천여 저수지 중 C등급 이하는 절반을 넘습니다.

실제 2002년 태풍 루사때 무너진 강원도 강릉의 동막저수지는 직전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이었고, 경북 영덕의 묘곡저수지는 B등급을 받고도 무너졌습니다.

* 임미애 / 국회의원
“ 시설물 붕괴까지 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말하면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저수지 기능 보강 그리고 피해 확률이 높은 저수지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서 마련해야 된다고 봅니다.”

저수지는 위험이 감지되더라도, 허용되는 예산 범위 안에서 부분적으로, 순차적으로 보강작업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실정.

그 사이 또다른 폭우가 닥치면 사고를 걱정해야 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종호입니다. 
 

#기후변화 #극한호우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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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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