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우리동네뉴스

700km '지하 에너지 고속도로' 만드는 독일

유민호 기자 입력 2025-09-11 15:19:47 수정 2025-09-12 15:20:13 조회수 124

(앵커)
탄소 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요처로 보내는 송전망을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송전탑을 산 능선마다 세우고 전선을 연결하는 방식은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 등으로 주민 반대가 거셀 수밖에 없는데요.

독일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00km 길이의 재생에너지 송전망을 주민 설득 끝에 지하로 구축하고 있습니다.

독일 현지에서 유민호 기자입니다.

(기자)
산 능선을 따라 세워진 고압 송전탑.

우뚝 솟은 송전탑 사이 전선이 마을을 휘감습니다.

최근 광양읍 일대에 이런 송전탑이 추가로 들어설 거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 정동희 / 인근 주민 
"고압선이 흐르면 (건강에) 안 좋다는 이야기가 자꾸 전해져 내려오고. 동네 어르신들이 다 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걱정이죠.)"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올려보내는 송전망.

대개, 땅 위 송전탑을 짓고 송전선로를 잇는 방식입니다.

미관을 해치고 건강 영향 등을 이유로 전국에서 주민 반발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오는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목표를 세운 독일은 어떨까?

독일은 자원이 풍부한 북부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공장이 많은 남부 지역으로 전달하는 게 과제입니다.

대규모 송전망 조성 계획을 두고 우리처럼 주민 반발이 컸는데 이들이이 택한 방식은 전면 지중화였습니다.

땅 밑으로 초고압직류가 흐르는 이른바 전기 아우토반.

'쥐트링크(SuedLink)' 건설 현장입니다.

"독일 최대 송전망 구축 프로젝트로 남북 700km를 땅 아래로 잇게 됩니다."

총비용은 16조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데 지상화 방식보다 몇 배 더 비싼 규모입니다.

* 토마스 바그너 / 테넷 대외협력 담당 
"원래 계획은 지상선로였습니다. 주민뿐 아니라 정치적 반대도 있었습니다. 지자체도 반대가 심했고요. 정부가 지중화를 택해서 주민 수용성을 높였습니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끈질긴 주민 설득도 이 프로젝트의 핵심입니다.

민감한 내용을 뺀 모든 자료를 웹사이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공청회뿐 아니라 소규모 간담회가 송전선이 지나는 마을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 레네 크베렌 / 테넷 대형 프로젝트 AC
"프로젝트 진행자로서 정보를 초기 단계에서 공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주민과) 신뢰를 구축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일방적 통보가 아니라 법과 제도로 모든 단계에 주민 참여를 보장합니다.

신뢰를 쌓은 뒤 적절한 보상이 함께 이뤄지면서 독일 국토를 종단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 프리드리히 로데발트 / 하노버 농민
"일단 입지를 선정하는 데 있어 대화와 토론을 하고 이미 소통이 됐기 때문에. 나중에 보상 이야기가 잘 됐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핵심 국정과제로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채택했습니다.

해상뿐 아니라, 육상으로도 지역 재생에너지를 송전해야 하는데 거센 주민 반발이 뒤따를 전망입니다.

에너지 전환을 향한 독일의 과감한 투자와 소통 방법을 주목해야할 때입니다.

MBC 뉴스 유민호입니다. 
 

#탄소중립 #에너지전환 #송전망 #송전탑 #재생에너지 

 

광주 mbc뉴스 daum에서 확인하세요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유민호
유민호 you@ysmbc.co.kr

출입처 : 순천시, 순천지청, 순천교육청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