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 스미싱도 아닌데 사용하지도 않은 신용카드에서 수백만 원이 무단으로 빠져나갔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피해자는 곧바로 카드사에 신고했지만 환불을 약속했던 농협 측은 열흘 뒤 돌연 태도를 바꿔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천홍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에 사는 30대 강 모 씨의 신용카드에서 지난 1일 새벽, 2~3분 간격으로 60만 원씩 총 400만 원이 무단 결제됐습니다.
아침에서야 결제 내역을 확인한 강 씨는 곧바로 카드사에 신고했고, 농협 측은 "카드 도용이 의심되는 만큼, 결제 취소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안내했습니다.
* 강 모 씨 / 광주 북구
"금융 사고라고 은행에서는 그렇게 이야기를 해서, 경찰에 신고를 안 해도 입금이 2주에서 한 달 안에 될 거니까 걱정을 하지 말고 있으라고 해서.."
하지만 열흘 뒤인 지난 10일 농협 측은 돌연 태도를 바꿨습니다.
결제된 상품은 해외여행 티켓으로, 규정상 환불이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카드 대금을 내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농협 안내만 믿고 기다리던 강 씨는 결국 400만 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 강 모 씨 / 광주 북구
"피해자가 다수 발견이 됐다고 9월 1일 날 이렇게 말씀을 하셨거든요. 티켓이 그렇게 대량으로 구매가 됐으면 농협 자체에서 경찰에 신고를 먼저 했었어야죠."
이에 대해 농협카드 측은 "해당 사이트에서 해외 티켓 등은 규정상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해 결제 취소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농협 카드 측에서 개인 정보 유출은 없었다면서 뒤늦게 소비자 보호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 농협카드 관계자
"적극적인 피해 보상 검토와 출금 보류 안내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고소장을 접수한 광주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최근 여러 카드사 등에 접수된 유사 신고만 100건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개인 정보가 어디서 유출됐는지는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농협 측에서 카드 도용 의심을 인지하고서도 뒤늦게 대처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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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정치행정 담당
“사실을 찾아 전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