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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캄보디아서 숨진 아들..40일 넘도록 못 돌아와

김서현 기자 입력 2025-09-29 15:02:47 수정 2025-09-29 21:17:42 조회수 3163

(앵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취업알선 사기와 납치·감금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현지 범죄 조직에 감금됐던 한국인 10여 명이 캄보디아 경찰에 구출됐지만 한 명은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숨진 청년은 예천 출신의 20대 대학생으로, 가족은 한 달이 넘도록 시신조차 인도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동문화방송 김서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예천 출신의 22살 대학생 박진수(가명) 씨가 혼자 캄보디아로 떠난 건 지난 7월.

고향 가족에게는 여름방학을 맞아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알렸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진수 씨 번호로 걸려 온 국제전화 너머 목소리는, 낯선 중국 동포 말투의 남성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진수 씨를 한국에 돌려보내는 조건으로 5천만 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습니다.

* 협박범
"동생(진수) 분은 사장님 쪽에서 데리고 가면 되는 부분이고요. 일단 동생 보니까 사고를 저질렀어요. 사고를 저질렀으니까 해결해야 되는 게 목적이 아니세요?"

놀란 가족은 주 캄보디아 대사관과 우리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일단 돈을 보내선 안 된다고 안내했습니다.

* 진수 씨 아버지(음성변조)
"경찰에서도 '돈을 절대 보내면 안 된다. 보내면 여기서 끝이다'(라고 얘기했어요.)"

대사관은 캄보디아 현지 경찰에 위치와 사진 등을 보내 신고하라고 안내했지만, 진수 씨가 어디에 감금돼 있는지도 한국의 가족들로서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이 협박범에게 걸러 온 진수 씨와의 통화도 나흘 만에 끊겼습니다.

* 형 - 진수 씨 마지막 통화(음성변조)
"거기서 뭐 시키냐? (뭐 안 시킨다.)"

그리고 2주 뒤, 진수 씨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캄보디아 경찰이 알린 사망 원인은 '고문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심장마비' 였습니다.

숨지기 전 진수 씨의 최종 위치는 한국인들이 대거 감금돼 있던 캄보디아 캄폿주의 보코산 범죄단지 인근이었습니다.

* 진수 씨 아버지(음성변조)
"사망 진단서만 보면 마음이 아파요.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라는데 얼마나 고통스럽게 해서..그 생각만 떠올려도 진짜 잠을 못 자."

가족들이 더 답답한 건 진수 씨가 숨진 지 40일이 넘도록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외교부는 "캄보디아 사법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고 있다"며 그 외의 구체적인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 진수 씨 아버지(음성변조)
"그 냉동고에 지금 계속 그렇게 놔두면 부모로서 진짜 뭐, 어떻게 할 도리가 없네. '혹시라도 내일이라도 돌아올 수 있을까' 그 생각만 하고 있는 거야."

경북경찰청과 캄보디아 현지 경찰은 각각 진수 씨가 캄보디아로 가게 된 경위와 진수 씨를 감금한 범죄조직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납치 감금 피해 신고는 2023년 17건에서 올해 7월 기준 251건으로 15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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