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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더] '난민 비자' 악용 사례 속출...멍드는 농가

최황지 기자 입력 2025-10-20 17:57:03 수정 2025-10-20 19:34:28 조회수 348

(앵커)
최근 지역 농가에서 미얀마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무단 이탈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해놓고, 난민 비자로 체류 자격을 바꿔 허가 받은 사업장을 벗어나는 건데요.

수확기를 앞둔 농촌 현장은 시름에 빠졌습니다.

최황지 기자입니다.

(기자)
양상추가 거뭇해진 밑동을 드러낸 채 말라붙었습니다.

제때 노동력이 투입되지 못해 속수무책 썩은 겁니다.

이 농가에서 일하던 미얀마 노동자 2명은 지난 추석 연휴 짐도 싸지 않은 채 사라졌습니다.

* 김상연 / 양상추 재배 농가
"우리 동네 이 시기에 결혼식도 없거든요. 그만큼 바쁘니까 그래요. 잠도 안 오고요. 정말 눈물밖에 안나요."

10월은 농촌의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농가는 당장 수확은커녕 납품업체의 물량을 맞추지 못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 김상연 / 양상추 재배 농가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거래처를 잃게 되고 이를 다시 회복하는 데에는 수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지금 당장 농산물을 못 쓰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몇 년 동안 문제가 지속된다는 게..."

고용주가 신청하면 노동부가 인력을 매칭해주는 고용허가제.

고용주 동의 없이 무단 이탈하면 미등록 외국인으로 분류돼 처벌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인근 마을에서도 비슷한 이탈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모두 미얀마 국적의 이주노동자들로, 확인된 피해만 4건입니다.

*서 모 씨 / 광양시 진월면
"광주를 몇 번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느낌이 좀 싸한 거에요. 같이 일을 하던 친구가 일을 등한시해 버리니까 저부터도 흔들리더라고요."

농가는 노동부에 무단이탈을 신고했지만, 처벌할 근거가 없단 입장입니다.

미얀마 노동자들이 'G-1 비자' 이른바 난민 비자를 발급받아 허가받은 지역을 합법적으로 벗어난 겁니다.

내전 중인 미얀마 상황을 고려해 인도적 체류를 돕기 위한 비자가 오히려 무단이탈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하흥일 / 광양시 진월면
"미얀마는 난민이 돼서 제재를 안받는 걸 미얀마인들도 다 알고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합법적이에요. 정부에서 합법적으로 만들어준 거예요 이게. 미얀마인들이 나쁜게 아니라 정부가 나쁘게 만드는 거에요."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해 현재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미얀마인들에게 비자 변경 절차를 진행했는지 법무부에 확인하고 있다며 이후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농촌의 고질적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고용허가제.

난민 지위를 악용하는 사각지대가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 뉴스 최황지입니다. 

 

#난민비자 #악용사례 #인력난 #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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