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호남에서는 처음 열린 LPGA 대회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KLPGA 선수들의 불참과 대회 현장 근로자들의 처우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내년 대회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활한 LPGA대회 야외 주차장.
검은 양복을 차려 입은 남성들이 바닥에 엉거주춤 쭈그려 앉아 있습니다.
그늘막도, 의자도 하나 없이 바람을 맞으며 자갈밭 위에서 식사를 해결합니다.
이들은 주최 측에서 고용한 LPGA대회 선수 등을 의전하는 VIP 기사들입니다.
* LPGA대회 VIP의전 기사/음성변조
"노가다 일꾼들도 밥 그렇게 안 먹거든요. 그냥 먼지 속에다 바람 부는 자갈 밭에 앉아서 밥을 먹게 하는 자체가 좀 잘못된 것 같다."
이번 호남에서 열린 LPGA 대회는 흥행했지만, 당장 내년 대회 개최를 위해 아직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았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문제 중 하나는 국내 선수들의 부재였습니다.
4년 전만 해도 30명의 KLGA선수들이 국내 LPGA 대회에 참가했지만, 올해는 단 한 명도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 서영희, 신순정, 노미애
"그래도 우리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니까." "아쉬워요." "좀 많이 나오셔서 같이 해서 우승하는 것도 보고 싶습니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서 열린 KLPGA대회에 국내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년에도 여러 차례 열리는 KLPGA와 달리 국내 LPGA대회 개최는 1년에 한 번뿐으로 국내 선수들이 LPGA에 등용할 수 있는 기회인데다, LPGA 총상금이 3배 가까이 높은데도 선수들이 LPGA 출전을 포기한 겁니다.
이유는 KLPGA협회 규정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협회가 국내 LPGA대회를 비공인 대회로 규정하고 선수들의 참가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선수들이 이를 어기고 LPGA대회에 참가할 경우, 10개 대회까지 출전이 정지되고 최대 1억 원의 범칙금도 내야합니다. "
게다가 최근 3년간 두 대회의 일정이 겹치면서 선수들이 양쪽 대회에 동시에 출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국내 유망 선수들을 육성해야 할 협회가 페널티를 빌미로 사실상 선수들의 기회를 차단한 셈이라며 팬들 사이에서도 비난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 KLPGA협회 관계자/음성변조
"예를 들면 방송(중계) 부분도 협의가 되어야 하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주관으로 같이 하기가 좀 어려움이 있어서 아직 협의가 안 됐던 부분인 거고요."
성공적인 개최 뒤에 남은 과제들.
내년 해남에서 다시 LPGA대회 개최가 검토되는 만큼 보다 완성도 높은 대회 운영을 위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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