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가을은 사흘에 이틀 꼴로 비가 내리면서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전남 농촌 지역은 각종 병해로 멀쩡한 농작물이 별로 없고, 벼 수확도 늦어지면서 마늘 양파 같은 월동작물 재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경남 지역 농촌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MBC경남 이준석 기자입니다.
(기자)
속이 차야 할 김장배추가 밑동부터 썩고 있습니다.
부패해 뭉개진 배추도 적지 않아 악취까지 풍깁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발병하는 무름병이 온 겁니다.
* 강병성 진주시 명석면
"농약을 친다고 해서 또 살릴 수 있으면 또 칠 건데 그런 보장이 없기 때문에 너무 힘든 상황입니다. 올해 대박 나겠다고 다 했는데 추석 무렵에 비가 계속 오면서..."
이 논에는 1만 2천 포기의 배추를 재배 중인데 성한 것은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또 다른 배추밭은 병이 더 심해 수확할 게 아예 없습니다.
경남은 가을배추 주산지가 아니어서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할 수도 없고 지자체가 피해 조사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깨씨무늬병에 걸린 벼는 잎과 낱알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경남의 깨씨무늬병 발생 면적은 4천960ha로 전체 벼논의 8.2%에 달합니다.
* 김형준 경남농업기술원 작물보호TF 팀장
"습도도 많이 높고 일조 시수도 많이 떨어지다 보니까 노지 작물을 넘어서서 시설하우스 작물들도 병해충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9월에는 사흘에 이틀, 10월에도 이틀에 하루꼴에 내린 가을비 탓입니다.
벼 후작인 월동 작물 재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마늘, 양파 주산지인 합천군 초계면,
마늘 파종을 끝내고 양파 모종을 심어야 할 때지만 벼 수확도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잦은 비로 논이 질퍽한 상태여서 땅을 갈고 두렁을 만드는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이원길 / 마늘, 양파 재배
"(마늘) 종자 비용으로 따지면 2천만 원 정도가 넘거든요. 그런데 아직 심지도 못하고 지금 썩고는 있고..."
경남의 마늘 파종 적기는 10월 상순이지만 파종률은 20%가량에 그치고 있습니다.
파종한 마늘도 습해로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이원길 / 합천군 초계면
"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기후가) 변하고 있어서 이걸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될지 저희들로서도 참 힘든 상황입니다."
가을 장맛비와 병해로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어쩔 수가 없는 농민들,
피해 조사와 지원의 단기 대책과 함께 기후 위기 농업의 대안 마련을 농정 당국에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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