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입 콩을 활용해 두부를 만드는 업체들이 앞으로 3~4주 뒤면 영업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두부를 만들 콩이 없어서라는데요.
MBC강원영동 김인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로 40년 넘게 두부를 만들어 팔고 있는 강원도 강릉의 한 두부 제조업체.
이 공장에선 하루에 두부 4만 모를 만들어 팔고 있는데 앞으로 한 달 뒤면 운영을 중단해야 합니다.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 20%,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콩으로 만든 두부를 80%의 비중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달 들어 정부로부터 수입 콩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최영수/강릉 두부 제조업체 이사
"한 달 정도 사용량이 남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산 콩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도 일단은 마련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단가 차이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또 다른 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
보유하고 있는 대두가 일주일치밖에 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 이재희/두부 제조업체 이사
"다음 주에 당장 콩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저희는 뭐 생산 바로 즉시 가동 중단을 비롯해 이제 거래처 이탈까지 걱정할 수 있는 진짜 심각한 단계라고..."
수입 콩은 국산에 비해 가격이 1/3밖에 되지 않다보니 소비자들의 수요가 적지 않습니다.
수입 콩은 정부가 모두 들여 와 전국에 있는 도 단위 협동조합으로 공급해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입 콩 대란이 발생한 건 정부가 자초했다는 업계의 원망이 높습니다.
갈수록 쌀 수요가 줄다 보니 이를 콩 같은 대체 작물로 장려하면서 국산 콩 생산량이 늘게 됐고, 결국 수입 콩 공급이 줄어들게 된 겁니다.
국산 콩과 수입 콩으로 만든 두부 시장이 전혀 다른다는 걸 정부가 간과했다는 주장입니다.
* 김석원/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김치찌개, 된장찌개 만드는 식당들 있잖아요. 그런 데 납풍하는 게 소상공인들입니다. 국산 콩을 취급해서 두부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안됩니다. (정부가) 현장 나가서 보면 금방 알 일이에요."
강원도 40여 곳, 전국에 700곳 가까이 되는 영세 두부 공장들의 경우 원료인 콩이 없어 다른 지역에서 콩을 빌려다 쓰는 등 긴급 조치를 하고 있지만 한 달 뒤엔 대부분 재고가 소진될 전망입니다.
* 김경은 과장/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실
"실제 문 닫을 위기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저희가 그런 분들을 나 몰라라 하고 정책만 할 수는 없으니 추가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방안을 지금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가 대책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또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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