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도소라는 특별한 공간을 활용해 청소년들의 문학적 감수성을 깨우는 특별한 캠프가 노벨문학의 도시 장흥에서 열렸습니다.
죄수복을 입고 감옥에 들어간 학생들은 구속된 공간에서 오히려 해방감을 경험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둡고 삭막했던 옛 교도소에서 문화예술공간으로 탈피한 장흥의 '빠삐용 zip'
전남의 고등학생 60여 명이 푸른 죄수복을 입고 모였습니다.
학생들의 문학적 감수성을 깨우는 '청소년 한문장 캠프'가 열린 겁니다.
낯선 교도소 환경에서 머그샷을 찍고 스스로 감옥에 갇힌 학생들.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노벨문학도시에서 글이 가진 가치를 떠올려봅니다.
* 김별아/전남보건고등학교 1학년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글을 쓰실 분들은 좋은 글을 내신 것을 보고 글이라는 것은 다른 것들과 다르게 글이 써진 배경이나 글을 쓴 작가를 따지지 않고 나온다는 점에서 되게 감명이 깊었어가지고.."
자유와 동떨어진 공간 속에서 '나를 표현하는 문장'을 고민한 학생들.
구속된 환경에서 익숙한 하늘과 친구의 얼굴이 새롭게 느껴지는 모순을 경험합니다.
* 천지연/영암 삼호고등학교 1학년
"이런 상황 속에서 자유를 느꼈다는 사람이 있었어요. 모순된 느낌이잖아요, 그럼 저도 평범함 속에서 특별한..모순된 거잖아요. 평범한 것과 특별함은 완전 다른 거니까, 이런 모순된 것들 속에서 인간이란게 느껴지는게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승원과 이청준, 송기숙 등 장흥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문장은 스크린 속 '미디어 아트' 콘텐츠로 재해석됐습니다.
미디어아트를 통해 문인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글을 쓰겠다는 자신의 꿈을 다잡습니다.
* 김민지/광양 제철고등학교 1학년
"문학 관련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는데요. 사실 주위에서는 이 꿈을 별로 응원하지는 않았는데 제가 막 밀고 나간거거든요.그래서 하고 싶은게 있는데도 부끄러워서 말을 못한다거나 아직도 갈팡질팡 갈피를 못 잡는 분들이 있다면 자신을 믿고.."
속박된 공간에서 나를 찾기 위한 1박2일의 여정을 마무리한 학생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노벨문학도시를 꿈꾸는 장흥군은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이같은 문학기행 체험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나갈 방침입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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