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걸음 더] 광주MBC 단독 기사

[단독][한걸음더] "뭐가 불편하신데요?"...민원 넣었더니 구의원이 '항의 전화'

천홍희 기자 입력 2025-10-27 17:29:50 수정 2025-10-27 19:40:57 조회수 1095

(앵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입지자들이 본인 이름을 알리기 위한 현수막들을 시내 곳곳에 걸고 있죠?

한 민원인이 정치 현수막이 불법으로 걸렸다고 구청에 신고를 했는데, 당사자 정치인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현수막 불법 여부를 떠나서 민원인의 개인 정보가 어떻게 정치인에게 전해졌는지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천홍희 기자가 한걸음더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광주 남구 거리 곳곳에 걸렸던 출판기념회 홍보 현수막입니다.

허가받지 않은 불법 현수막으로 모두 철거 대상입니다.

시민 김 모 씨는 지난 23일 남구청과 남구의회에 현수막을 철거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민원을 넣은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당사자인 황경아 의원이 김 씨에 직접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어디에 걸린 현수막이 불편했느냐"고 물었습니다.

* 김모씨 / 광주 남구 주민 (음성변조)
"불편 드려서 죄송합니다, 이 말이 가장 우선시돼야 되는데.. 불법 게시물 때문에 불편하셨다고요, 어느 위치가 불편합니까 이렇게 말하길래.."

김 씨는 황당했다고 말합니다.

전화를 하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하는 것이 마땅한데 어떻게 고발 대상이 되는 구의원이 민원인에게 직접 전화를 하느냐는 겁니다.

* 김모씨 / 광주 남구 주민 (음성변조)
"(현수막이) 2~3개 걸려 있다 보니까 킥보드를 탄 사람하고 보행 중인 사람이 보이지를 않으니까 (운전 중에) 사고가 날 뻔했어요. 민원 상대자한테 제 번호를 알려주면, 어떤 사람이 제보를 하겠습니까?"

김 씨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구의원이 알게 된 경위도 부적절했다며 누가 자신의 번호를 알려줬는지 물었지만 황 의원은 "죄송하다"면서도 전화번호 입수 경위를 말해주지는 않았습니다.

취재진이 황의원에게 어떻게 민원인 번호를 확보했냐고 묻자 황 의원은 공무원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남구와 남구의회 측은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적이 없다며 펄쩍 뛰고 있습니다.

* 광주 남구 관계자 (음성변조)
"민원이 들어온 개인정보는 유출된 적이 전혀 없고, 민원인들의 개인정보를 남구에서는 엄격히 관리 중에 있습니다."

황 의원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연락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면서도 인터뷰는 거부했습니다.

불법 정치현수막 신고와 관련해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의 책임이 어디 있는지를 놓고, 공무원과 구의원의 공방과 책임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지방선거 #현수막 #불법정치현수막 #항의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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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홍희
천홍희 chh@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정치행정 담당

“사실을 찾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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