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안동의 대표 가을 명소인 용계리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며, 단풍이 절정을 맞았습니다.
수령 780년의 거대한 은행나무와
황금빛 단풍을 보기 위해
요즘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고 있는데요.
안동문화방송 김경철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하천으로 둘러싸인 작은 인공 섬 위로
거대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노랗게 빛나고 있습니다.
높이 37미터, 둘레 14미터에 이르는
이 거목은 천연기념물,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입니다.
올해는 단풍이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늦게
들었지만, 잎이 더 풍성하게 자라
나무 전체가 한층 더 선명한 황금빛으로 물들었습니다.
* 허준, 황의철 / 충남 천안시
"멋지고요, 정말 여기 여행 잘 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지금 산도 그렇고 색감이 되게 예쁘게 나와서 단풍 (구경) 오시게 된다면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꼭 방문하시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용계리 은행나무의 수령은 약 780살.
오랜 세월을 버텨온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수백 년간 마을을 지켜 온 용계리 은행나무가
40년 전 임하댐 건설 계획에 따라 물속에 잠길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도 했습니다."
전국 각지의 나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끝에, 나무를 그 자리에서 수직으로 끌어올려 다시 심는 '상식' 공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500톤에 달하는 나무를 하루에 50cm씩 4년간 들어 올렸고,
17.5m 가량 수직으로 끌어올려 심는 데 성공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나무 상식 공사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됐습니다.
* 이동석 / 당시 '상식' 공사 업체 (지난해 11월)
"상식을 해서 잘 살 수 있을까, 살 수 없을까
갑론을박이 상당히 많았었고, 한 6개월가량을 들어 올려서 지금 현 위치에..."
올 초에는 경북 초대형 산불이 이곳을 휩쓸고
지나갔지만, 이번에도 용계리 은행나무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습니다.
* 권선혁 /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이장
"여기 잔디 반 정도 탔고요. 지금 테이블 보시면 테이블도 다 탔고,
근방에는 전부 다 탔다고 보시면 됩니다. 근데 천만다행으로
은행나무만 비껴갔더라고요."
아름다운 자태와 그 속에 담긴 기적 같은 사연을 보기 위해,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주말이면 수백 명의 발길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 마승수 / 안동시 문화유산시설 팀장
"내년에 전시관도 개선시키고 용계리 은행나무를 올 수 있는 다리를
추가로 착공해서 관광객 편의를 증진할 계획입니다."
용계리 은행나무의 단풍은
이번 주말까지 절정에 이를 전망입니다.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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