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혹투성이 가거도 슈퍼방파제 공사 관련 연속보도입니다.
가거도 슈퍼방파제를 둘러싼 온갖 의혹의 불똥은 수사기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잦은 설계 변경과 공사비 증액 등으로 국고를 낭비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당시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이 불송치 결정으로 종결됐는데요.
수사를 맡았던 해경 내부에서 윗선의 외압으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슈퍼방파제 공사를 맡은 업체는 초기부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가장 심각한 건 설계에 누락됐다가 공사업체가
확인한 연약지반.
해양수산부는 뒤늦게 설계변경을 통해
수백억 가량의 사업비를 늘렸습니다.
* 해양수산부 전 간부/음성변조
”새로운 공법을 도입해서 또 (당시)총리께서도 직접 지시하셨으니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슈퍼 방파제를 만들자."
이 과정에서 설계 과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국고를 낭비한 혐의로
당시 해수부 간부 등 3명이 고발돼 지난해
해경의 수사를 받았습니다.
MBC가 확인한 당시 수사팀의 조사 내용.
수사팀은 여러 정황을 볼 때
고발된 공무원들이 사전에 문제점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백억 원의 국고를
낭비한 배임 혐의가 성립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수리모형 실험 결과 조작 의혹 등을 적극 은폐한 점을 이유로 들었고,
특히 고발된 간부가 일감을 주겠다고 고발인을 회유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지휘부는 영장 신청을 하지 않았고
보고 3주 만에 수사팀장은 다른 부서로
인사발령됐습니다.
팀장이 교체된 채 진행된 수사 결과는
4개월 만에 무혐의로 끝이 났습니다.
안전을 위한 수리모형 실험 결과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은 몰랐을 것이라고
결론 냈습니다.
시공사의 공법 변경 요구를 거절한 것도,
공사를 주겠다며 회유했다는 발언도 문제가 없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사 발령으로 수사에서 배제된 1차 수사팀장은 외압 의혹을 제기했고,
외압의 당사자로 지목된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지인이 연루된 사건이라 보고조차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 이명준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지난 10월16일)
”피의자 중에 한 분이 저의 지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지인이 연루된 사건이라..“
하나의 사안을 두고 같은 수사기관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으면서 의구심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재수사를 촉구하는 등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 추미애 법사위원장/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지난 10월16일)
”가거도 방파제 수리모형 실험 조작을 한 해수부 공무원에 대한 감사, 그리고 수사외압 부정부패와 연루돼있어요. 이게 돈 먹지 않고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는 겁니다.“
* 문대림 의원/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지난 10월15일)
"공무원이 알고도 배임을 했다면 지금이라도 적당한 조치가 있어야 되겠죠?"
수사에 외압을 넣은 혐의로 이명준 청장이
수사를 받게되면서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해수부 전 간부에 대한 재수사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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