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늘의 고장 경북 영천에서는
기나긴 가을장마 때문에
마늘 아주심기가 한 달이나 늦어져
농민들이 애를 태웠는데요.
이 때문에 마늘 생육 상태가 좋지 않은데,
월동 준비는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대구문화방송
서성원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마늘의 고장 영천의 들녘이 분주해졌습니다.
작업자들이 푸른 잎이 올라온 마늘밭을
흰 부직포로 덮습니다.
바람에 날려가지 않게 이랑에는 흙을 뿌립니다.
겨우내
마늘이 얼지 않도록 월동 준비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마늘의 잎 수가
예년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생육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 하일수/ 영천시 신녕면(마늘 농사 45년)
"잎 수를 따지면 작년 이맘때 같으면 8개, 지금은 저 상태는 4개, 많이 적지요. 자람이 많이 못 하고…"
가을에 하루가 멀다고 비가 내리면서
이 농가의 경우, 적정 시기보다 한 달가량 늦은
10월 말에 아주심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 하일수/ 영천시 신녕면(마늘 농사 45년)
"심을 당시에 비가 많이 와서 상당히 힘들었지요. 9월 말부터 10월 초에 심어야 하는데 비가 많이 오니까 작업을 못 해서 심지를 못했지요."
11월이 돼서야 심었거나
물 빠짐이 좋지 않은 곳은
잎이 겨우 나왔을 정도입니다.
* 윤성열/ 영천시 신녕면(마늘 농사 50년)
"옛날에 어른들 말씀이 입동 전에 마늘 뿌리가 10센티미터 이상 내려가야 동해를 안 입는다고 그랬거든요. 지금 이제 겨우 잎 나오는 거, 뿌리가 지금 겨우 땅에 발이 박혀 있는데…"
내년 6월 영천 마늘 수확량 감소는
예견된 상황이라고 농민들은 입을 모읍니다.
* 윤성열/ 영천시 신녕면(마늘 농사 50년)
"마늘 종자 놔두고 모든 준비를 해 놨기 때문에 심었지, 준비 안 해 놨으면 안 심었어요."
영천시는 아주심기가 늦어져
생육이 부진한 만큼
월동 준비가 매우 중요해졌다며
최대한 서둘러 줄 것을 부탁하고 나섰습니다.
* 정성민/영천시 농업기술센터 소득작목팀장
"지온이 내려가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춰주고, 뿌리 생육을 도와주기 위해서, 이중 피복 작업을 평년보다 7일에서 10일 정도 앞당겨 작업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한 해 마늘 농사 시작 단계에
이상기후가 들녘에 낸 생채기는
너무나 크고 깊어 보입니다.
MBC NEWS 서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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