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완도산 미역이 식용과 전복 먹이용을
가리지 않고 모두 폐사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집단폐사의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인데요
서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리나라 미역 주산지인 전남 완도군.
햇미역이 나려면
아직 한 달이 남았는데도,
해상 곳곳에서 바닷속
양식줄을 걷어올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당장 전복 먹이로 사용해야 할 미역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서 급하게 대체 먹이로
다시마라도 심어보려는 겁니다.
평소 이맘때 쯤이면 50cm 안팎의 미역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야 할 양식줄이지만
올해는 이처럼 미역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 이진호 / 완도 미역 양식 어가
"저희 청산도 쪽이 한 90% 정도가 다 죽었어요. 한 10% 정도 살고 산것도 확 좋은 게 아니고 이제 듬성듬성..(먹이용) 가격도 작년 대비 한 2배 정도 올라버리고 그리러니까 또 이제 다 서로서로 구하는 거예요."
올해 완도군 전체 시설량의 절반 이상이
이같은 엽체 탈락 피해를 입은 상황,
가을철 수온 정체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 이지웅 박사 /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
"미역 양식의 시작시기는 일반적으로 수온 18°C 이하가 가장 적합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10월 중순까지 수온이 22°C 내외로 정체되었고, 평년에 비해 약 2주 정도 늦게 수온이 내려가면서 어린 엽체가 정상적으로 생장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어민들 사이에선
수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실제 한 어가에서 100m 거리를 두고
같은 종자를 심은 양식장을 비교해봤습니다.
비교적 온도가 높았던 10월 초
심은 미역은 빼곡히 잘 자랐는데,
오히려 11월초 심은 미역은 모두 죽었습니다.
한날 한시에 씨앗을 뿌린
양식장 내에서도 일부 줄에서만
미역이 아예 자라지 않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어민들은
매년 고사 피해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면서도
올해는 유독 완도에만 심한 피해가 집중된 만큼
신속한 전수 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지명철 / 완도 미역 양식 어가
"입식을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이런 두려움 때문에 지금 어민들이 어디서 어떻게 뭐가 잘못됬는지 판단이 안 돼서 계획을 세우지를 못합니다
만약에 이게 잘못되면 한해 농사인데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 전수 조사를.."
일각에선 물 속에 녹아있는 산소량이
극도로 낮아지며 과한 광합성을 유발하는
'청수' 유입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
하지만 이같은 이상조류 현상은
고수온과 달리 관측이 어려운데다
실제 전남해양수산과학원의 수질 검사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어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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