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미술 메세나 실천가인 하정웅 선생의 뜻에 따라
광주시립미술관이 청년 작가를 발굴해
창작과 전시를 지원한지 올해로 25년입니다.
연말에 만나볼 수 있는
이들 청년 작가의 전시를,
박수인 기자가 소개합니다.
◀ 리포트 ▶
어두컴컴한 전시장에 서른 개의 쇠 기둥이
여린 빛을 받고 서 있습니다.
숲길을 걷듯 작품 속에 들어서면
도마 위에 칼질하는 소리,
이슬람 사원의 기도 소리,
먼 성당의 종소리가 들려옵니다.
나라와 환경, 직업이 다른 사람들의
서로 다른 휴식을
소리와 빛, 인터뷰 영상에 담은 이곳은
김자이 작가가 현실 속에 구현한
휴식의 유토피아입니다.
◀ INT ▶
김자이 작가 ('빛 2025' 초대 작가)
"나는 휴식을 잘 하고 있는지 또 내가 익숙해져서 휴식이라고 믿고 있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나의 휴식 방법을 한번 되돌아보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작업입니다."
미술품 기증가 하정웅 선생의 뜻에 따라
매년 청년 작가들을 발굴해 지원하는
'빛' 초대전이 25년을 이어왔습니다.
올해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네 개 권역에서
광주의 김자이 작가를 비롯한
네 명의 젊은 작가들이 초대를 받았습니다.
각자의 삶에서 비롯된 질문과 사유를
작품에 담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내년 2월까지 하정웅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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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서로 기댄 돌들은 불안한 듯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산길에서 우연히 만난 작은 돌탑처럼
불안을 견디고 싶은 바람이 포개졌습니다.
좌대에 앉은 수석처럼 돌 하나하나엔
영겁을 지나온 시간이 쌓여 있습니다.
그 위에 서 있는 작은 집은
자연의 시간성과 견고함에 기대어
믿음을 지어가는 작가 자신 혹은 관람객입니다.
작가 윤준영은 지난해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에 선정됐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시작한 돌 연작에
삶을 지탱하는 믿음과 용기를 쌓아 올려
공감을 얻었습니다.
◀ INT ▶
윤준영 작가 ('빛 2024' 초대 작가)
"사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불확실하고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잖아요.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자기만의 믿음 자기만의 의지를 가지고 삶을 계속 쌓는 그런 것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오는 14일까지 예술공간 집에서 열리는
윤준영 작가의 전시에서 관람객은
스스로를 믿는 굳은 마음 하나를
살포시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엠비씨뉴스 박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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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문화 스포츠 전남 8개시군 담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