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 수출 10억 달러 시대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서
김 양식 산업은 기후위기 앞에
존립의 갈림길에 서있습니다.
정부는 기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품종 개발 등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연구 속도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국 유일의 김 냉동망 생산업체입니다.
영하 30도 이하의 냉동 창고 안에는
김 양식줄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부산 지역 김 양식 어민들은
양식 초기, 1~2cm가량 자란 어린 김 일부를
이처럼 바다에서 꺼내 비상용으로 저장합니다.
병해에 대비하면서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사실상의 '보험'입니다.
* 황보철 / 'ㅅ' 냉동망 업체 대표
"종자 하나 개발하는데 4~5년 걸리니까 그후에 대비해서 그때 기후에 맞는 종자를 개발해서 양식을 하려면 수년이 걸리죠. 내가 볼 때는 이모작 대비해가지고 손 맞고 바다에 환경이 맞을 때 망을 내서 양식하는 방법밖에..."
이모작을 하는 부산의 김 양식장에선 이렇게
듬성듬성 김이 자란 양식줄을 걷어내고
1월부터 2차 양식줄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정부도 이같은 냉동망 상용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영세한 김 산업 구조상 수십억 원에 달하는
냉동창고 설치 비용은 큰 부담입니다.
결국 해법으로 꼽히는 건
급변하는 해양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새로운 종자 개발.
문제는 신품종은 특허 절차에만
최소 6~7년이 걸리는 반면,
기상 이변은 해마다 더 빠르고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 신효진 박사/부산광역시 수산자원연구소
"실험을 하면 보통 한 10주 정도 씩 진행을 하거든요. 그런 과정을 한 두세번에서 네번 정도까지는 거쳐야 되니까 일단 정확하게 진짜 이게 새로운 품종이라고 추론 할 수 있을 만큼의 데이터를 갖춰져야 출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수온에 강한 품종을 기다려온
어민들의 불만은 쌓여가고 있습니다.
* 강태윤 / 부산 김 양식 어가
"이 일하는거에 있어서는 날씨가 거의 한 80% 차지하기 때문에 그렇죠. 품종 계량 쪽을 더 신경을 써주셔서 어딘가에서 개발을 해주신다면.."
* 이진희 / 서산 김 양식 어가
"종자가 이제 고수온 종자 쪽으로 좀 연구를 해서 날씨가 급격히 변하다보니까 고수온 쪽으로 좀 했으면 좋겠고요."
현재 김 신품종 개발은 대부분
'선발육종' 방식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기존 종자 가운데 특정 환경에서
잘 자란 개체를 선별해 계속 길러내며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시험 재배만 4~5년,
품종 출원 심사까지 거치면 현장에
적용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반면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유전자 분석 방식은
고가 장비와 인력이 필요해 현실적인
제약이 큽니다.
연구 성과가 특허와 논문 중심으로
평가되는 구조 역시 현장 확산을 더디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임한규 / 국립목포대 수산생명의학과 교수
"논문 그다음에 일부 특허 이 두 가지가 사실 연구자들이 내놓을 수 있는 결과고 성과 지표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연구자들은 그 두 가지에 집중해서 일을 하고 있는 거고요..."
기후위기 속에서 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종자 개발 경쟁,
현장은 지금 '속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김산업 #기후위기 #종자개발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출입처 : 경찰, 검찰, 교도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