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붉은 산수' 연작으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서양화가 이세현이
광주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이 작가의 그림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독일어판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는데요.
강력한 색채에 현대사의 기억과
치유의 염원을 담은 전시를.
박수인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그의 작품엔 하나의 색깔밖에 없습니다.
산도 빨갛고 물도 빨갛고
사람도 집도 모두 빨강입니다.
원근이 사라진 공간엔
여러 개의 풍광이 중첩돼 있습니다.
그 위로 전쟁과 폭력, 상실의 현대사가
강렬한 꿈의 여운처럼 쌓여 있습니다.
작가 이세현은 경남에서 태어나
서울과 런던에서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청년 시절에 5.18의 진실을 접하고선
광주가 예술의 출발점이자 마음의 고향이 됐습니다.
비무장지대에서 군 복무를 할 때
야간 투시경을 통해 본 단색과 명암이 세계가
회화적 영감의 원천이었습니다.
분단과 전쟁의 트라우마를 지닌 사람들에게
금기의 색이었던 빨강을 통해
기억해야 할 순간들을 정면으로 응시합니다.
* 이세현 작가
"'모든 존재들은 기억과 함께 가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사건이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말처럼 생각의 베이스가 결국은 기억이다."
유럽에서도 여러 차례 선보인 그의 작품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독일어판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 1주년을 즈음해
이 작가는 예술적 사유의 출발점인 광주에서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지 되묻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이세현의 작품은
기억의 중첩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우주와 바다, 고향 풍경과 어머니의 흔적 등을
화폭에 담아 상처와 기억 너머에 있는
존재의 근원과 영원성을 탐구합니다.
* 김정훈 동곡뮤지엄 학예실장
"과거의 역사적인 상흔들을 자신의 작품 속에서 이야기하고 또 나이가 들어서는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한 존재론적인 부분까지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를 꾸렸습니다."
다음달 22일까지 동곡뮤지엄에서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인물 초상과 드로잉 습작
70여 점을 함께 선보여 작가의 예술 세계를
더욱 입체적으로 조망합니다.
MBC 뉴스 박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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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본부 뉴스팀 문화 스포츠 전남 8개시군 담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