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북에서는
수도권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 아래
지역의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 역시 같은 우려를 안고 있는데요,
MBC충북, 김은초 기자가 현장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기자)
전세버스에서 내린 주민들이 어깨띠를 두르고 청주시청으로 들어섭니다.
마을 앞으로 고압 송전선로가 지나간다는
소식에 항의 방문한 옥산면 주민들입니다.
이들은 주민 동의도 없이
일방적인 노선 계획안이 나올 때까지
시는 무엇을 했느냐며 따져 물었습니다.
* 윤병주 / 옥산면 주민 공동대책위원장
"우리 지역만은 피했으면 좋겠다는 건 어느 지역 사람이나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청주보다 앞서 제천과 영동 등 도내 곳곳에서도
송전선로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가
잇따랐습니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건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국가기간 전력망' 계획 때문입니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경기도 용인 등 수도권에 원전 10기 분량의
전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력을 생산하는 동해안과 영·호남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끌어간다는 계획인데,
문제는 충북이 그 한가운데 끼어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계획 중인 노선을 보면,
호남권에서 끌어오는 345kV급 선로가
청주와 영동 등을 거쳐 용인으로 향하고,
강원도 평창에서 내려오는 고압선도
제천과 원주를 가로질러 수도권으로
들어갑니다.
경북 구미와 영주에서 출발하는 고압선 역시
충북을 관통해 수도권으로 올라갑니다.
이렇게 충북을 경유해 새로 깔리는
송전선로는 총 34개.
청주가 16개 노선으로 가장 많고,
진천 10개, 충주와 음성이 7개 순으로,
고압선이 들어서지 않는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충북 전역이 동서남북에서 몰려오는
고압선들로 뒤엉켜 '전력 교차로'가 되는
셈입니다.
결국 혜택은 수도권이 보고,
충북 주민들은 피해만 떠안게 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충북도의회는 전력망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을
아예 전력 생산지인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 김꽃임 /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장
"남부권에 재생에너지가 풍부하기 때문에, 일부러 그쪽에서 (전력을) 끌어오면서 모든 지역에 희생이 될 수 있는 이런 것들을 요구하는 게 아니고 그쪽으로 산단을 조성하는…"
하지만 정부와 한전은 전력망 적기 구축을 위해 인허가 절차를 대폭 줄이는
특별법까지 시행하며 속도전을 예고한 상황.
주민들은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전국적인 연대 투쟁까지 나서고 있어,
'머리 위 고압선'을 둘러싼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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